4·3 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 치아 통해 7∼10세 추정

제주4·3 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7∼10세의 어린이 유해 2구가 발견됐다.

제주4·3 영화 지슬 소재 '삼밧구석'서 어린이 유해 2구 발굴
16일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일명 '삼밧구석' 일대에서 제주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어린이 유해 2구를 지난달 찾아냈다.

유해 2구는 잔존 상태가 좋지 않아 면밀한 감식이 필요한 상태다.

2구 모두 머리뼈(두개골) 중심으로만 남아 있고 팔·다리·몸통 등 사지골은 확인되지 않았다.

머리뼈 역시 온전히 남지 않고 훼손된 상태다.

제주4·3평화재단(이하 재단)은 70여년 전 제주4·3 당시 어린이들이 희생된 후 묻힌 상태에서 나중에 농사를 짓기위해 땅을 개간하는 등 간접적인 이유로 유골이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어린 아이 유해의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지골 등이 삭아 없어지기도 한다고 재단측은 설명했다.

재단은 머리뼈와 함께 남아 있는 치아를 통해 유해의 사망 당시 나이를 추정했다.

재단 관계자는 "제주4·3 당시 삼밧구석에서 학살이 이뤄졌다는 증언을 통해 어른 유해 발굴을 예상했지만 어린이 유해 2구를 발굴했다"며 "추후 면밀한 감식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4·3 영화 지슬 소재 '삼밧구석'서 어린이 유해 2구 발굴
삼밧구석마을은 과거 주민들이 옷감, 밧줄 등을 만들기 위해 삼을 재배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전동으로도 불렸다.

4·3당시 임씨 집성촌으로 46가구가 살았는데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으로 주민들은 자연 은신처를 찾아 동굴인 '큰넓궤' 등에 흩어져 숨어 지냈다.

이들은 토벌대에 죽임을 당하거나 붙잡혀 이듬해 1월에 정방폭포 인근에서 모두 총살당했다.

현재 집터와 올레(골목길), 우영팟(텃밭)이 남아 그 흔적을 엿볼 수가 있고 후손들은 그 자리에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삼밧구석 등의 학살 사건은 오멸 감독의 4·3 영화 '지슬'의 소재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