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며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달 코스닥 2차전지주 상승장이 펼쳐졌지만 곧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2차전지 고점 전망에 '코스닥 하락' 베팅하는 개미
1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최근 1개월(7월11일~8월10일) 동안 59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이 순매수한 ETF 중 1위다. 주식을 포함한 전체 증시 종목 중에선 POSCO홀딩스(4조8705억원)에 이은 2위였다. 이 ETF는 코스닥150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닥지수가 약세를 보여야 수익이 나는 구조다.

같은 기간 개인의 ETF 순매수 2위는 ‘TIGER 2차전지소재Fn’(5599억원) 3위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닥 상승세에 2차전지주 폭등이 큰 영향을 미친만큼 이를 정상적인 상황이라 보지 않는 투자자들이 미리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 1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341억원)였다. 지수 상승으로 인버스 ETF 가격이 하락하자 저가매수 하고 이미 수익이 발생한 레버리지 ETF는 차익실현 한 것이다.

개인들은 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해 더 과감하게 코스닥 하락세에 베팅하고 있다. 개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선물’ ETN을 807억원어치 사들였다. ETN 가운데 순매수 1위였다.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닥150선물’ ETN도 298억원으로 순매수 3위였다. 두 상품 모두 코스닥150 선물 수익률을 역으로 두 배 추종한다.

반면 코스피지수 ETF는 개인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은 ‘KODEX 레버리지’를 1789억원 순매도했다. 이 ETF는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도 4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인버스형 상품인 ‘KODEX 인버스’ 역시 개인은 최근 한 달 사이 101억원 순매도했다. 인버스와 레버리지형 모두 매도세를 보인 것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