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장터 만세운동 되새기고자 1947년 시작…올해도 27일 개최
역사적 의미와 자긍심 되살리는 주민 화합 행사로 전통 이어가
"대한독립만세" 부산 구포 광복기념 축구대회 70년 넘게 이어져
일제에 대항한 부산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축구대회가 70년 넘게 이어오면서 주민들에게 역사의 의미를 되살리고 화합을 다지는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15일 부산 북구 등에 따르면 해방 이후 2년 만인 1947년 일제에 대항해 펼쳤던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의 뜻을 되새기고자 광복기념 축구대회가 시작됐다.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전국으로 퍼져나가던 3·1 만세운동 소식을 접한 구포 지역 농민, 학생, 상인 등이 구포 장날인 같은 달 29일 펼친 만세 운동이다.

당시 구포장터 독립만세 운동 과정에 참여했던 42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학생 중심이었던 다른 지역과 달리 노동자, 농민, 상인을 중심으로 운동이 전개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한독립만세" 부산 구포 광복기념 축구대회 70년 넘게 이어져
광복을 맞이한 이후 구포지역에서는 1947년 8월 15일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구포체육회를 결성한 뒤 광복절 기념 제1회 구포읍 동별 친선축구대회를 열게 된다.

이 행사는 구포체육회 초대 회장이었던 낙동강소주 주식회사 박건자 사장이 광복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대회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구포읍 관내의 구포리, 덕천리, 만덕리, 화명리, 금곡리, 금성리 등 6개 동네 대표팀이 참가했던 제1회 대회에는 학생과 주민 5천여명이 모여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대한독립만세" 부산 구포 광복기념 축구대회 70년 넘게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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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축구대회는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과 1951년에 잠시 중단되기도 했으나, 1952년 8월 15일 제4회 대회로 재개됐다.

1953년 8월 15일에는 한국전쟁으로 전국 각지에서 온 피난민들이 부산에 모여있던 것을 계기로 각 지역 출신이 참가하는 전국 대회 형식으로 열리기도 했다.

당시 전국에서 몰려온 유명 선수들이 7개 팀을 구성해 참가했는데, 결승전에는 부산의 대기업인 조선방직 팀과 창선청과조합 팀이 맞붙었다.

주로 이남 출신 선수로 구성된 조선방직 팀은 국가대표인 배종호 선수와 축구계의 스타 김용식 선수 등이 출전했으며, 이북 선수로 구성된 창선청과조합에서는 함흥식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한다.

관련 문헌인 구포향토회 연혁에서는 "당시 부산시에서도 개최하지 못하는 전국축구대회를 낙동강 포구인 동래구 구포읍에서 개최했다는 것은 구포 지역의 위세와 축구를 애호하는 구포 사람들의 열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독립만세" 부산 구포 광복기념 축구대회 70년 넘게 이어져
이후에도 마을·동 대항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광복기념 축구대회는 2019년부터 북구체육회 주최의 동호인 대항전으로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열린다.

이 축구대회 참가자들은 경기를 시작하기 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올해 78주년을 맞이한 광복기념 축구대회는 오는 27일 오전 화명생태공원에서 축구 동호회 10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매년 열리는 광복기념 축구대회는 일제에 대항해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던 선조들의 뜻을 받들어 역사와 전통을 70년 넘게 이어온 화합 행사"라며 "이 축구대회가 주민들에게 자긍심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