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전기차 전환 불만에 지지 보류…바이든 "3사, 좋은 일자리 제공해야"
UAW, 배터리공장 임금 인상도 추진…3사와 합작법인 만든 한국기업 영향권
노조 표 필요한 바이든, 美자동차3사·UAW에 '공평한 합의'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전환과 처우 개선 문제 등을 두고 갈등하는 미국 자동차 3사와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원만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 3사와 UAW의 임금 협약 만료를 한 달 남긴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내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

나는 모든 쪽이 공평한 합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UAW는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의 노동자 약 15만명을 대표하며, 이들 3개사와 맺은 기존 협약이 오는 9월 14일 만료한다.

UAW는 3사와의 협상이 그때까지 진전되지 않으면 파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UAW는 4년간 임금 40% 인상과 공장 폐쇄 때 대체 일자리 제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 3사는 UAW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테슬라와 외국계 완성차 등 노조가 없는 자동차 회사와 경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산업의 파업 가능성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과를 한창 홍보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동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제조업에서 매우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파업을 간절히 피하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노조 표 필요한 바이든, 美자동차3사·UAW에 '공평한 합의' 촉구
노조가 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라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노조의 요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UAW는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가까우며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을 지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UAW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우려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AW는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UAW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도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출해왔다.

노조의 우려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난 청정에너지 미래로의 공정한 전환을 지지한다"며 "그것은 자동차 3사의 일자리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동차 회사가 노동자의 단결권을 존중하고,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노력을 하며, 전환이 이뤄질 경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고, 기존 노동자에게 먼저 기회를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UAW 협상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UAW 소속이 아니라 당장 큰 영향이 없지만, UAW는 미국 자동차 3사와 한국 배터리 기업이 설립한 합작 법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숀 페인 UAW 회장은 배터리 공장 노동자의 임금 인상이 최우선 순위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공장의 임금 수준이 내연기관차 공장보다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