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하는 파라과이 방문 일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에 반발하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들은 14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6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 라이칭더 美경유 겨냥 군사압박…"中군용기 6대 포착"
다만 대만해협 중간선이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인민해방군 군용기는 없었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또 해당 해역에 자국 함정들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함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했다.

앞서 대만군은 지난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군용기 7대와 군함 6척을 각각 식별한 바 있다.

대만군이 8월 들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포착한 인민해방군 군용기와 군함은 각각 151대와 93척에 달한다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앞서 라이 부총통은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12일 오후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다.

라이 부총통은 12일 오후 8시15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JFK)에 도착해 미국 경유 일정에 들어갔다.

라이 부총통은 귀국길에는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 시 일정과 미국 측 접견 인사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내년 1월 실시되는 차기 총통선거를 앞두고 실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와 군함의 잇따른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의 활동에 대해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전술이자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색지대 전술'로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