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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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마무리되고 정치권이 파행 운영 책임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도 ‘네 탓’ 논란에 가세했다.

문 전 대통령은 13일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면서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적었다.

이어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면서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폭염과 태풍으로 인해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야 했던 일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을 세계에 홍보하여 경제적 개발을 촉진함과 아울러 낙후된 지역경제를 성장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 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전북도민들의 기대는 허사가 되고 불명예만 안게 되었다"면서 "부디 이번의 실패가 쓴 교훈으로 남고, 대한민국이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고 썼다.

아울러 실망이 컸을 국민들, 전 세계의 스카우트 대원들, 전북도민들과 후원기업들에게 대회 유치 당시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잼버리 파행 원인을 놓고 여권 안팎에서 문 정부 책임론이 거론되자 직접 현 정부의 책임을 부각하려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 정부 인사들의 잼버리 책임론 '네 탓 공방'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제6호 태풍 '카눈' 상륙을 앞둔 지난 9일 "우리 문재인 정부가 대비를 잘 해놨어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집권 7년 차. 갈수록 힘에 부친다"며 여권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관련 지난 정부 탓한 것에 반박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또한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파행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는 건 부당하다며 한목소리로 방어에 나섰다.

이 전 총리와 임 전 실장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정부가 펼쳐 놓기만 했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8개월여만에 제 궤도에 올려놓았다고 거론했다. 새만금 잼버리까지 15개월여 준비 기간을 가졌던 윤석열 정부가 새만금 대회를 제대로 치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평창올림픽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며 "우리는 전임 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국제 행사를 치르면서 대통령실에 TF가 없었다"며 이처럼 "1년 3개월을 손 놓고 있다가 이제 와 야단법석이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 사회수석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해 모든 의사결정을 집중시키고 일일 점검하는 등의 정성으로 8개월 만에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어냈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야영지 배수로 등 기반 시설 구축 미비 문제를 부각하며 파행 운영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렸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비난편향증에 중독됐다”며 "잼버리는 민주당 소속 전·현직 전북지사의 부실 준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부의 집중 지원과 민간 기업을 포함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과 전라북도는 매립과 기반 시설 확충, 편의시설 등 대회 준비를 위해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잼버리 파행 운영으로 전북도민의 자존심도 땅에 떨어졌다.

전북지역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은 "문 대통령 말씀대로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 전북은 많은 것을 잃었다"면서 "솔직히 부끄러움은 전북도민의 몫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는 저도 부끄럽다"면서 "인터넷에 넘쳐나는 댓글들을 보노라면 솔직히 너무 창피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새만금 잼버리 한다고 전북도민들 기대 많이 했다. 뭐라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기대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너무 어이없고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더 황당한 건 네 탓 내 탓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몇십년 동안을 선거 때마다 그렇게 묻지 마 식으로 지지를 보내왔는데 이제 와서 모른다고 잡아떼면 이 지역 불쌍한 백성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