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블 디렉터 "장현석 보면 조시 베켓 떠올라…투쟁심이 최대 장점"
프리드먼 사장 축하 영상까지…장현석에 진심 보인 다저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장현석(용마고)의 기자회견이 열린 14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대형 스크린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팬이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얼굴이 등장했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 단장'이었다가 2015년부터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으로 재직 중인 앤드루 프리드먼이 그 주인공이다.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 식구가 된 것을 축하한다.

장현석의 재능이라면 밝은 미래가 보인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투구하는 걸 기대한다"며 환한 얼굴로 장현석의 입단을 반겼다.

여기에 게일런 커 다저스 부사장까지 "다저블루를 입게 된 것을 환영한다.

이른 시일에 미국에 와서 저희 육성 프로세스를 시작했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다저스가 장현석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프리드먼 사장 축하 영상까지…장현석에 진심 보인 다저스
다저스는 장현석을 경주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꾸준히 지켜볼 만큼 오랜 시간 관심을 보였다.

장현석 계약에 든 90만 달러의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단 내 유망주를 트레이드할 정도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돈 많은 부자 구단'이 해외 유망주를 싹쓸이하는 걸 막기 위해 상한액인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 제도를 도입했다.

이미 보너스 풀을 꽉 채웠던 다저스는 다른 유망주를 트레이드해 여윳돈을 마련했다.

장현석의 에이전트인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다저스에 보너스 풀이 하나도 없어서 오퍼가 가능할까 의문을 가졌다"면서 "선수에게 이런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순탄치만은 않았던 계약 과정을 돌아봤다.

프리드먼 사장 축하 영상까지…장현석에 진심 보인 다저스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5년 동안 스카우트로 일하며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미국 진출에 관여했던 존 디블 다저스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장현석을 두고 "조시 베켓이 떠오른다"고 했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통산 138승을 거둔 오른손 투수 베켓은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고, 보스턴 소속이던 2007년에는 20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디블 디렉터는 "마이너리그에서 잠시 감독했을 때 베켓과 한 팀이었다.

그의 커브와 장현석의 커브가 비슷하다"면서 "김병현과 친분도 있는데, 김병현이 '한 경기에 삼진 몇 개도 못 잡는 선수를 왜 미국에 데려가느냐'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한 경기 삼진 14개를 잡은 장현석과 계약하니 그때 대화가 떠오른다"며 웃었다.

프리드먼 사장 축하 영상까지…장현석에 진심 보인 다저스
장현석 영입의 실질적인 책임자인 디블 디렉터는 "(트레이드를 통해 마련한 보너스 풀 잔액을) 장현석에게 쓰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성공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구속과 신체 조건, 변화구 구사 능력 모두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장현석의 장점 한 가지를 꼽자면 투쟁심이다.

장현석은 그런 면에서 특출하다"고 칭찬했다.

다저스 구단은 미리 코치를 한국에 파견해 장현석의 몸 상태를 면밀하게 점검한 뒤 최적의 육성 프로그램을 짜는 작업을 시작했다.

디블 디렉터는 "선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우리 구단 훈련 프로그램을 보내줘서 이미 시작했다.

비자 발급 시기에 따라 10월 교육리그 참가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현석은 다음 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디블 디렉터는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건 무조건 긍정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