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의료지원 부대 파견으로 이어진 인연
[현장] 유엔기념공원 방문한 스웨덴 잼버리 대원들 "가슴 뭉클"
잼버리 공식 일정을 마치고 부산을 방문 중인 스웨덴 잼버리 대원들이 13일 유엔기념공원 등을 방문하며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13일 부산 남구 등에 따르면 대원들은 이날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유엔평화기념관, 유엔기념공원, 감천문화마을, 부산타워 등지를 방문한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장소는 유엔기념공원이다.

유엔기념공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다.

한국전쟁 때 유엔의 깃발 아래 뭉친 해외 참전용사 중 이 땅에서 전사한 분들의 유해가 잠들어 있다.

팀별로 유엔기념공원에 도착한 스웨덴 잼버리 대원들은 공원 곳곳을 둘러보며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렸다.

스웨덴은 한국전쟁 당시 의료지원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탠 국가로 부산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대원들도 이런 역사를 알고 있었다.

정규섭 문화관광해설사가 본인들의 조부모 세대가 한국전쟁 때 의료지원을 위해 부산에 왔었다는 설명을 하자 "맞아요"라며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 대원은 개별적으로 택시를 타고 유엔기념공원에 도착해 참전용사들 묘역에 헌화하기도 했다
공원 내 주묘역에서 만난 어거스트 스반손(16) 군은 "이곳이 중요한 장소라는 것을 알고 있고, 가슴이 뭉클하다"며 "우리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한국을 도우러 부산에 오셨었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장] 유엔기념공원 방문한 스웨덴 잼버리 대원들 "가슴 뭉클"
스웨덴 잼버리 대원들은 양국의 이런 인연으로 이번에 부산 체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스웨덴이 유일하게 부산 체류를 희망했다"며 "양국의 오랜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자국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적십자병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1950년 9월 23일 부산에 도착했다.

미 제8군에 배속돼 옛 부산상고 터에 병상 400개 규모의 후방 병원을 개소한 뒤 도착 이틀 뒤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이 병원은 스웨덴적십자병원(The Swedish Red Cross Hospital-SRCH)으로 명명됐고, 부산에서는 '서전병원'이나 '스웨된 적십자 야전병원'으로 불렸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스웨덴적십자병원은 '부산스웨덴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부산으로 모여든 전상자, 피란민, 극빈자들을 헌신적으로 치료했다.

스웨덴은 한국 파견 의료지원 부대 중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며 1954년 7월 철수하기까지 6년 6개월간 의료 활동을 이어갔다.

파견된 의료인만 1천124명에 달하며 약 200만명의 환자를 돌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스웨덴은 1958년 노르웨이, 덴마크와 함께 서울에 국립중앙의료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며 한국의 의료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들의 손자 손녀 세대인 스웨덴 잼버리 대원 800여명은 오는 16일 4박 5일간의 부산 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