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책연구소 분석…적응행동 수준도 저하 안돼
"코로나 팬데믹 거친 아동 인지발달 안떨어졌다…장기관찰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우려됐던 아동의 인지발달·적응행동 저하가 적어도 당장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인해 언어 등 학습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인데, 팬데믹이 실제로 아동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더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이슈페이퍼' 최근호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한 영유아의 발달현황'(최은영)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연구진은 작년 9월22일~10월31일 만 2세반 영아와 만 5세반 유아 각 100명씩을 대상으로 인지발달 검사(K-WPPSI-Ⅳ)과 적응행동 검사(K-Vineland-2)를 실시했다.

인지발달 검사는 아동이 직접 과제를 수행해 언어이해, 시공간, 작업기억, 어휘습득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이고, 적응행동 검사는 보호자가 검사에 참여해 아동의 의사소통, 생활기술, 사회성, 운동기술 등을 평가하는 식이다.

검사 결과 만 2세반과 만 5세반의 인지발달 점수는 각각 110.92점과 107.17점, 적응행동 점수는 105.66점, 107.70점으로 모두 평균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지능력 검사의 경우 2016년 수행된 서울 지역의 검사결과의 평균인 105.97점보다 2~5점 가량 오히려 높았다.

보고서는 다만 이런 결과만 놓고 팬데믹이 아동의 인지발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보고서는 "팬데믹의 영향을 논하는 것 자체에는 조금 더 신중하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영유아 발달의 점진적이고 장기적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연구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아동 발달과 관련한 기존의 다른 연구와 차이가 있다.

서울시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작년 조사에서는 만 0∼5세 542명을 대상으로 발달 실태를 살펴본 결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의 33%는 발달 지연으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아동의 인지발달 수준은 만 2세반 영아에게서 부부의 맞벌이 여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2세반 영아 중 맞벌이 가정 영아의 인지발달 점수 평균은 111.51점으로 외벌이 가정 영아 109.04점보다 높았다.

특히 세부지표 중 어휘습득 지표에서 맞벌이 가정 영아가 115.18점, 외벌이 가정 영아가 107.33점으로 차이가 명확했다.

만 5세반 유아의 경우 적응행동 영역 중 언어이해지표, 유동추론지표(추론능력)에서 소득이 높은 가정 유아가 낮은 가족 유아보다 점수가 더 높았다.

"코로나 팬데믹 거친 아동 인지발달 안떨어졌다…장기관찰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