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종 자금이 66조원에 달하는 MSCI한국지수에 에코프로, JYP엔터 등 4개 종목이 새로 들어갔다. 이번 편입으로 에코프로에 최소 1조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지수 편입이 추가 상승 동력이 될지, 폭등세를 마감하는 마지막 이벤트가 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마트·CJ는 제외

MSCI 입성 효과 선반영?…에코프로 뒷걸음질
10일(현지시간) MSCI는 8월 정기 리뷰에서 에코프로, JYP엔터,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등 4종목을 MSCI한국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마트와 CJ는 지수에서 제외됐다. 구성 종목 변경은 오는 31일 종가에 이뤄진다. 효력은 9월 1일부터 발생한다.

세계 최대 민간 지수사업자인 MSCI는 추종 자금이 세계적으로 14조달러(약 1경8500조원)에 달한다. MSCI한국지수를 따르는 자금은 500억달러(약 66조원)다.

이번 변경으로 에코프로에 1조2896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신한투자증권은 전망했다. JYP엔터, 한미반도체, 한화오션에도 각각 2080억원, 1196억원, 1144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와 CJ에서는 각각 875억원, 542억원이 나갈 것으로 추산했다.

지수 변경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에코프로는 2.49% 하락했다. 한미반도체와 JYP엔터는 각각 2.24%, 1.97% 올랐다. 이마트와 CJ는 3.27%, 2.42% 떨어졌다. 에코프로가 하락한 것은 지수 편입을 노리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에코프로, HMM 전철 밟나

투자자들의 관심은 에코프로가 폭등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에코프로는 올 들어 주가가 10배 넘게 올랐는데, MSCI지수 편입 기대가 상승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기계적으로 운용되는 패시브자금이 고점에서도 물량을 받아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MSCI한국지수 편입이 향후 수급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고 전망했다. 에코프로는 쇼트스퀴즈(공매도 투자자의 주식 환매수), 주가지수 편입 등 펀더멘털보다 수급 상황에 따라 올랐는데, MSCI지수 편입 이후에는 대규모로 들어올 신규 자금이 없어 장기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HMM 사례도 이런 비관론에 불을 붙였다. 2020년 초까지 3000원대에 거래되던 HMM은 2021년 5월 12일 MSCI한국지수 편입 발표까지 10배 넘게 급등했지만 리밸런싱 직전인 5월 28일 최고점(5만1100원)을 찍고 폭락세로 돌아섰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수 편입으로 유입되는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은 주가를 추가로 들어올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적이 급증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