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가 캐나다 체중감량 약물 개발업체 인버사고 파마를 인수하며 비만 치료제 사업강화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10일(미국 시간) 인버사고파마와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4141억원) 규모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상세한 인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특이사항이 없는 한 연내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노보 노디스크가 기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및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등 GLP-1에 집중된 체중감량 작용기전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인버사고파마의 선도 후보물질은 카나비노이드(CB1) 수용체 차단제인 ‘INV-202’를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INV-202는 앞선 임상 1b상에서 체중 감소 효능을 보인 바 있으며, 임상 2상은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CB1 수용체 차단제는 앞서 2000년대 중반 체중감량제로 주목받았던 물질이다. 사노피가 2006년 유럽에서 CB1 수용체 차단제 ‘리모나반트’로 첫 승인을 받았으나 향후 정신질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유럽의약품청(EMA)은 이 제품에 대한 승인을 2009년 철회했다. 이 제품은 미국에선 승인받지 못했다.

INV-202는 약물이 중추신경계로 향하지 않도록 해 정신질환 부작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중추신경계 대신 말초 조직에서만 작용해 체중감량 효과만 내도록 설계했다. 제약업계는 INV-202의 안전성이 대규모 임상에서 아직 평가받지 않아 불확실성이 있지만, 임상 1상에서는 수용할만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INV-202가 사노피의 리모나반트와 비교했을 때 부작용은 적고 체중을 줄이는 효능은 더 높은 것을 임상에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등 기존 GLP-1에 집중된 체중감량 전략을 CB1을 포함한 다양한 기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11일 14시 5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