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라갯벌 조개 폐사…"잼버리 위해 수위 낮춘 탓"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 5일 수라갯벌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조개류(맛조개, 쇄방사늑조개, 종밋, 돌고부지, 지중해담치, 재첩)와 칠게 등 생물 수십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수라갯벌은 새만금방조제 안쪽 남수라마을 인근에 형성된 연안습지로, 새만금에서 아직 매립되지 않고 남은 갯벌이다.

조사단은 세계잼버리 등 이유로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라갯벌에 물이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 게 폐사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새만금사업단은 지난달 세계잼버리 개최에 따른 하절기 호우 대비 대응의 하나로 새만금호 관리 수위를 기존 -1.5m보다 낮은 -1.7m∼-2m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조사단이 확인한 결과 관리 수위는 -2m로, 기존보다 0.5m 낮게 관리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갯벌이 더 빨리 마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생물의 폐사는 단순히 수라갯벌만의 문제는 아니고 새만금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인위적인 수위 조절과 해수 유통 부족으로 인해 낮아진 염도 및 산소의 고갈, 폭염 등으로 새만금 내에서 생물들의 대량 폐사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수위를 관리하지 말고 새만금호에 해수가 자유롭게 들고 날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변경해 갯벌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