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사진가] 사람없는 공간만 찍는다…獨 사진가, 칸디다 회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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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칸디다 회퍼(79)는 공간 사진을 찍는 독일 출신 ‘현대사진의 거장’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공공 장소가 그 대상이다. 도서관과 교회, 콘서트홀과 미술관 등을 독특한 시선으로 담는다. 건물의 계단과 난간을 찍기도 하고, 건물로 둘러싸인 안마당 중정(中庭)과 때때로 동물원을 포착하기도 한다.
회퍼는 20세기 초 산업 구조의 상징인 건축물을 객관적으로 응시한 흑백사진으로 ‘건축의 유형학’을 주창한 베허 부부의 수제자로도 유명하다. 회퍼의 사진은 단순한 건축 사진이 아니다. 50여 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 건축이라는 대상을 통해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사유해왔다.
그의 작업엔 사람이 없다. 원근법도 사라진다. 작품마다 특유의 담담함과 웅장함, 객관성이 묻어나오는 이유다. 1970년대 쾰른으로 이주한 튀르키예인의 공간을 6년간 촬영한 뒤 그는 “그들의 삶에 침범하거나 개입하는 걸 원치 않았다. (나에게 낯선) 동양의 공간에 섣불리 카메라 렌즈를 갖다 대는 것 역시 이국성을 착취한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회퍼는 공간이 과대 평가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인공조명을 쓰지 않는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콘서트홀이나 대형 경기장을 찍을 때 그는 모형 사진을 작업실에 걸어두고 한참 연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회퍼는 20세기 초 산업 구조의 상징인 건축물을 객관적으로 응시한 흑백사진으로 ‘건축의 유형학’을 주창한 베허 부부의 수제자로도 유명하다. 회퍼의 사진은 단순한 건축 사진이 아니다. 50여 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 건축이라는 대상을 통해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사유해왔다.
그의 작업엔 사람이 없다. 원근법도 사라진다. 작품마다 특유의 담담함과 웅장함, 객관성이 묻어나오는 이유다. 1970년대 쾰른으로 이주한 튀르키예인의 공간을 6년간 촬영한 뒤 그는 “그들의 삶에 침범하거나 개입하는 걸 원치 않았다. (나에게 낯선) 동양의 공간에 섣불리 카메라 렌즈를 갖다 대는 것 역시 이국성을 착취한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회퍼는 공간이 과대 평가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인공조명을 쓰지 않는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콘서트홀이나 대형 경기장을 찍을 때 그는 모형 사진을 작업실에 걸어두고 한참 연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