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류마티스 전문의 "한국 비대면진료 규제, 이해하기 어려워"
영국의 류마티즘 전문의가 "한국의 비대면진료 규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조 키친 영국 로열 버크셔 NHS 재단 신탁 박사는 지난 8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출범 2주년 심포지엄에 연사로 참여해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비대면진료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키친 박사는 한국의 규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현재 한국은 섬·벽지 환자, 장기요양등급이 있는 노인 등에 대해서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비대면진료는 오지에 거주하는 모든 환자, 업무 때문에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나, 진료때문에 비용을 들여 이동할 수 없는 경우에 특히 비대면 진료에 장점이 부각된다"며 "왜 이러한 규제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unclear why this limitation exists)"고 주장했다.

그는 비대면진료의 장점을 설명하며 “병원으로 오는 교통비가 감소했고, 불필요한 병가를 내지 않아도 되게 됐다”며 “전염성이 강한 질병에 대한 위험성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진도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게 됐다”며 “외래비용, 병동에 대한 부동산 비용 등이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키친 박사는 영국서 일반의이자 류마티스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에서 실제로 비대면진료를 수행해본 현장의로서 이날 행사에 연사로 참여했다.

키친 박사는 비대면진료가 내포한 위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신질환이나 인지장애가 있으면 의사소통 문제가 부각되기도 한다"며 "신체검사 등이 어렵고 환자의 말에 의존해야 해서 부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병원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나온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화상진료가 저위험 환자에게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진료 이후 3%의 환자들만이 대면 진료로 전환해서 보겠다고 신청했다"며 "영국에서는 비대면진료와 관련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회사들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며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은 "한국과 영국의 의료제도는 매우 다르다"며 "우리나라 문화에 맞는 비대면진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