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에코프로 뺨친다"…1년새 17배 폭등한 주식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사진=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사진=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아들 대신 35세 연하 새부인에게 전 재산 물려줘 '화제' …드라마 소재가 되기도
증권가에선 제 2의 라덕연 작품 아니냐 의혹도…거래소 "소수계좌 거래" 투자 경고


영풍제지 주가가 올해 들어 10배 가까이 오르며 폭등세를 타고 있다. 영풍제지는 창업주가 두 아들 대신 재혼한 35세 연하 부인에게 지분 전량을 증여해 드라마 소재가 된 회사다.

8일 영풍제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22% 오른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12월 말(5291원) 대비 10배 가까이 올랐다. 1년 전인 작년 8월 8일(3171원)과 비교하면 17배 상승했다. 이달 들어 2차전지 관련주가 조정받았지만 영풍제지는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창업주인 이무진 전 회장(당시 79세)은 영풍제지 지분 전량(51.28%)을 두 아들 대신 재혼한 아내 노미정 전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당시 노 전 부회장의 나이는 44세였다. 영풍제지는 2017년 방영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소재가 되기도 했다.
[마켓PRO] "에코프로 뺨친다"…1년새 17배 폭등한 주식
노 전 부회장은 수증 2년 만인 지난 2015년 사모펀드 큐캐피탈에 회사를 650억원에 매각했다. 큐캐피탈은 작년 6월 영풍제지를 1206억원에 대양금속에 매각했다.

대양금속에 매각한 이후 박스권에 있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인수 당시 3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 5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6월 2차전지 및 전자폐기물 사업에 진출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정을 받지 않고 폭등하는 모습이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일으킨 라덕연 관련 종목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날 종가 기준 영풍제지의 시가총액은 2조3520억원이다. 동종 기업 대비 10배가 넘는 가치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영풍제지는 79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같은 기간 738억원을 벌어들인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2518억원이다. 작년 순이익이 944억원인 아세아제지도 시총이 3480억원 수준이다.

작년 실적 기준 영풍제지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322배, 17배다. 한솔제지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등 동종 기업은 PER과 PBR이 각각 4배, 0.3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로 추정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점도 비슷한 점이다. 작년 6월 영풍제지는 외국인 창구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르기 시작했다. 하루 10억원 안팎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잡히며 계단식으로 상승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라는 점, 공매도가 안 되는 종목이라는 점, 신용잔액률이 한때 16%에 육박하며 치솟았다는 점도 라덕연 관련주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는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를 이유로 영풍제지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특정계좌 매매관여 과다를 사유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의 투자 경보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순으로 수위가 높아진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