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기아 제공
기아 EV9. 기아 제공
삼성증권은 7일 기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정체되고 있어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임은영 연구원은 "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3%대로 둔화했다"며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고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내연기관차의 높은 수익성에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기아의 전기차 전략 변화가 확인되면 목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다시 높일 것"이라고 했다. 임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비교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20% 할인을 적용한 5.6배를 적용해 기아의 목표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에 수익성은 차량 판매가 아닌 자율주행과 여러 가지 서비스로부터 창출된다"며 "저가의 전기차를 많이 팔아야 자율주행 옵션과 서비스 매출을 연계시킬 수 있어 기아도 판매촉진비(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차의 수익성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고금리 시대에 투자 재원 유무의 차이는 기술격차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전기차 벤처 업체는 자금 부족으로 결국 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통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현대차·기아, 토요타, BMW, 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소수 업체만 테슬라와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축소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