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초부터 코로나19를 독감 같은 감염병으로 관리하려던 방역당국의 계획이 연기됐다. 국내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5만388명으로 6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2일 확진자는 6만4155명으로 올해 1월 4일(7만8541명)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계에서는 실제 확진자 규모가 이보다 클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6월 정부의 일상회복 선언 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거나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확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1주일간 국내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로 치료받은 위중증 환자는 하루 평균 185명으로 지난달 31일 집계 때보다 11명 늘었다. 하루 평균 사망자는 14명으로 1주일 전과 비슷했다.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증가 폭은 완만해졌다고 방역당국은 평가했다.

코로나19 위험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추가 방역 조치 완화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9일 병원급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포함해 코로나19의 4급 감염병 전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중증화율, 치명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가 6주 연속 증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2급 감염병인 코로나19를 독감 같은 4급으로 낮추고 방역 조치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코로나19 검사비 지원을 없애고 위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확진자 치료비도 환자가 부담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확진자 생활지원비, 중소기업 유급휴가비 지원 등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병원과 요양시설 등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정부는 이런 내용의 추가 방역 완화 대책을 이번주 발표한 뒤 이르면 이달 초·중순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발표 시점이 연기되면서 시행 시점도 미뤄지게 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