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지 철회 거부했다 출연 취소…오페라단 "가치 없는 소송"
퇴출당한 친푸틴 러 소프라노, 뉴욕 오페라단에 4억원대 소송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자로 알려진 러시아 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뉴욕 오페라단을 상대로 억대 소송을 제기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트렙코는 이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의 퇴출로 일감을 잃었다며 36만달러(약 4억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고소장에는 메트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네트렙코를 차별하고 언론 성명을 통해 그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출연 취소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다 내용 등이 적시됐다.

네트렙코는 메트의 행위가 우울감, 굴욕, 당혹감 등을 포함한 정신적·감정적 고통 또한 야기했다며 이에 대한 배상도 요구했다.

지난해 네트렙코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 철회하라는 메트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메트 공연에서 퇴출당했다.

당시 네트렙코의 기획사는 "메트와 피터 겔브(총감독)는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는 과정에서 네트렙코를 희생양으로 삼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미국 오페라 노조(AGMA)는 네트렙코를 대리해 이의를 제기했고, 중재인은 지난 2월 메트에 취소된 공연의 출연료 등 20만달러(약 2억6천만원)를 네트렙코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소송에서 네트렙코는 중재 명령 배상 범위에서는 제외된 공연 40건에 대해서도 추가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네트렙코의 소송 제기 소식이 전해지자 메트는 성명을 통해 "네트렙코의 소송은 가치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네트렙코는 메트에서 하차한 뒤에도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및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네트렙코는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 지지했고, 2014년 도네츠크 지역 오페라 하우스에 기부하면서 친러 분리주의 깃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푸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