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진행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책임지기로 하고 예비비 69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냉방 대형버스와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전북 부안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지금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158개국에서 찾아온 청소년과 학부모, 선생님 4만3000분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전력을 다하겠다”며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중앙부처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합심해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를 지원하고 세계스카우트연맹과 적극 소통하면서 남은 일정을 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후부터 야간 행사가 끝나는 6일까지 잼버리 야영장에서 숙영하며 범정부 추진단을 이끌기로 했다. 이 장관은 지난 1일 모친상을 당했다.

경남 거제 저도에서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앞서 한 총리와 이 장관에게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며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하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날 한 총리 주재로 연 임시국무회의에서 잼버리대회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원 집행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예비비 지출안을 즉시 재가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당정회의를 열어 전기 공급용량 증설, 쿨링 텐트·버스와 얼음물 공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참가자들의 안전한 활동 지원을 위해 기존 대책 외에 온열질환자 식사, 시설, 위생, 안전에 필요한 사항의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하기로 했다”며 “남은 K팝 콘서트 등 다중 밀집 행사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안전대책을 수립·시행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각국의 참가자 안전 우려에 오영주 2차관을 반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홍석인 공공외교대사는 외교부 청사에 23개국 주한 외교단을 초청해 정부 조치를 설명했다. 한편 현장에서 나온 ‘곰팡이 달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곰팡이가 발생한 제품은 참가 대원들이 섭취하기 전에 전량 회수·폐기됐고 이로 인한 식중독 환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