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맥플레이션'…빅맥 햄버거 가격만 봐도 달러 강세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맥도날드 빅맥 햄버거 가격으로 따지는 '빅맥 지수'에서도 확인된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빅맥 가격(중간값)은 5.58달러로, 올 1월 이래 4% 이상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3% 오른 것이다.

빅맥 가격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가늠하는 '맥플레이션'(McFlation) 지수가 2012년 7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들)과 영국, 캐나다의 맥플레이션은 더 가파르다.

올 1∼7월 빅맥 가격이 유로존과 영국에서는 2배 이상, 캐나다에선 거의 4배가량 더 빠르게 뛰었다.

구매력 평가(PPP) 이론에 따르면 통화의 기본 가치는 햄버거를 포함해 해당 통화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양을 반영한다.

빅맥 가격이 오르면 해당 통화로 살 수 있는 빅맥 양이 줄어들고 해당 통화의 가치도 떨어진다.

따라서 미국에서보다 유럽과 캐나다, 일본에서 햄버거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는 것은 해당 통화의 구매력이 달러보다 더 빠르게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986년부터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빅맥 햄버거값으로 각국의 물가와 구매력, 환율 수준 등을 평가하는 '빅맥 지수'를 발표해왔다.

빅맥 지수가 낮을수록 해당 통화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 1월 빅맥 구매력(빅맥 지수)으로 본 유로화의 가치는 1유로당 1.10달러였다.

미국에서 11달러로 살 수 있는 양의 빅맥을 유럽에서는 10유로면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외환 시장에서 10유로는 10.90달러로, 상대적으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보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유럽에서 빅맥 가격이 오르고 달러 가치가 소폭 하락하면서 빅맥 지수로 본 유로화의 가치는 시장 환율보다 낮은 1유로당 1.06달러로, 2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대비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올해 빅맥 지수가 엔화 가치를 1달러당 81엔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142(엔)였다"며 "엔화가 달러 대비 43%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미국과 비슷하게 인상할 필요성을 느끼기 전까지는 이 격차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하는 등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일본의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