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최대 1조원 규모 투자기금 및 펀드를 마련한다.경상남도는 2일 창업 초기부터 상장(IPO) 단계까지 성장 단계별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최대 1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으로부터 6000억원, 민간자본 3000억원을 유치해 9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투자기금 규모를 1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경상남도 관계자는 “경상남도에선 그동안 창업 초기와 도약 단계에서만 투자가 이뤄져 성장·성숙 단계에 도달한 기업이 수도권으로 나가는 일이 잇따랐다”며 “이번에 설정하는 펀드와 투자기금은 창업 생태계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초기 기업들에 총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경상남도는 중소벤처기업부 핵심사업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를 겨냥해 ‘경남형 초격차 스타트업 100+’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인 우주항공, 원전, 조선, 방산, 바이오 분야 등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100곳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경남 지역 스타트업이 대기업·중견기업과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스타트업에 우수 창업기획자를 연결해주는 ‘경남형 초격차 액셀러레이팅 사업’도 올해 한다. 내년에는 미래신기술 분야 공모전 등을 골자로 한 ‘G 스타트업 리그’를 열기로 했다. 이 같은 사업을 위해 5년간 총 17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경상남도는 그동안 출자로 조성한 펀드를 통해 꾸준히 지역 기업에 투자해왔다. 투자받은 기업이 규모를 키워 더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둔 드림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기관투자가인 알파리스스타트스와 1억2000만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 구축 계약을 맺었다.드림팜은 2012년 새싹삼을 중심으로 유통과 공급을 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범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2019년 소형 스마트팜 ‘큐브’를 자체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21년 경상남도 기업투자 펀드인 ‘경남 리버스이노베이션펀드’로부터 85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엔 기업가치를 970억원으로 인정받고 155억원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드림팜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이재훈 경상남도 창업지원단장은 “창업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투자 유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드림팜 같은 지역 창업기업이 성장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미군 55보급창을 동구에서 남구로 옮기는 방안을 내놨다. 남구 주민 반발을 고려해 북항 재개발 3단계 사업에 남구를 포함하는 ‘당근’을 제시할 방침이다.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부산항 북항 재개발 3단계 개발 방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의 핵심 부지인 55보급창을 이전할 것”이라며 “대체 부지 선정 및 정부 부처와의 협의에 어려움이 컸으나 해양수산부와 논의한 끝에 남구 신선대 부두 일대에 매립 중인 준설토 투기장을 이전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55보급창은 부산 도심과 북항을 연결하는 동구 북항 재개발지역 2단계 부지에 있다. 부산시가 엑스포 개최지가 되면 도심에서 엑스포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도심과 하천(동천), 바다가 연결되는 공간으로 경제·문화적 가치가 큰 곳”이라며 “엑스포가 열리는 중·동구뿐 아니라 55보급창이 들어서는 남구까지 포함하는 대대적인 원도심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부산시는 55보급창 이전을 통해 남구 문현금융단지부터 북항 재개발구역을 아우르는 도심 상업지역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곳을 아시아 최대 금융 중심단지 및 업무 중심지구이자 문화·관광·금융·디지털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기로 했다.55보급창 부지는 엑스포 기간엔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그 후엔 동천변 친수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개발할 예정이다.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이 포항을 2차전지 재활용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 시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이 2차전지 소재로 쓰는 수산화리튬의 80% 이상이 중국산이며 양극재와 전구체는 중국산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K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포항시는 경상북도와 함께 2019년 8월 2차전지 재활용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4년여간 관련 법령 정비와 민간 투자 유치,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국내 최대 2차전지 재활용 거점도시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포항시 2차전지 재활용 규제자유특구는 전국 29개 특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우수 특구로 지정됐다.이 시장은 “규제자유특구 조성을 계기로 2차전지 기술 발전 속도를 법령이 따라가지는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 사용한 배터리를 다시 활용하는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며 “국내 양극재 생산 1위 기업인 에코프로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영일만산업단지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소재 생산,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를 조성했다.포항시는 블루밸리산단에서 지상 3층, 연면적 3544㎡ 규모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사용이 끝난 배터리 1000여 개를 보관하고 잔존 가치 성능 평가와 등급 분류 등을 통해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이 완료된 배터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포항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안전 보급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상용화 기반 구축사업을 맡을 지방자치단체로도 선정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전구체와 양극재, 음극재 등 2차전지의 핵심 소재를 한 도시에서 모두 생산하는 곳은 포항이 유일하다”며 “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선점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2차전지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