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얻은 부부 "도움에 감사"…대원들 "아이 탄생에 감사" 화답
이른 산통에 당황한 태국인 임신부…구급차서 '새 생명' 출산
고국을 떠나 한국을 찾은 태국인 부부가 출산 예정일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온 산통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놓였으나 119구급대원 덕에 구급차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지난 2일 오전 6시 11분께 고성에서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9월 말이었던 출산 예정 시기보다 한 달여 빠른 때에 갑작스럽게 극심한 진통을 느낀 태국인 임신부 A씨가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 지인은 곧장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고성소방서 구급대원들은 A씨의 생체리듬과 진통 간격을 확인하며 강릉지역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출발한 지 불과 7분여 만에 태아의 머리가 보이는 등 출산 임박 징후가 나타났다.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한 구급차를 세울 수도 없는 상황.
정차하지 않고 병원을 향해 달리기로 선택한 대원들은 구급차 안에서 의료진의 지도를 받으며 분만을 도왔다.

이른 산통에 당황한 태국인 임신부…구급차서 '새 생명' 출산
그렇게 오전 7시 5분께 건강한 남자 아기가 구급차 안에서 처음 세상의 빛을 봤다.

대원들은 보온덮개를 이용해 산모와 아기의 체온을 유지하고, 혈압이 떨어진 산모에 수액을 놓아주며 두 사람의 생체리듬 안정화에 힘썼다.

구급차에서 처음 만난 모자는 오전 8시께 건강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A씨 부부는 통역관을 통해 "아침 이른 시간에 갑자기 진통이 와서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구급대원들이 분만을 잘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A씨를 도와 탄생의 순간을 함께했던 이창협·김유란·신하현 구급대원은 3일 "의사소통이 어려워 당황했지만, 익혀두었던 응급처치 방법과 의료진의 지도가 침착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무사히 아이가 태어나줘서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