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기업 60곳을 투자대상에…세계최대 자산운용·지수개발사 조사 통보
특위 "中전투기 제조사가 美자본 투자대상 종목" 비판
美하원특위 "블랙록·MSCI, 안보위협 中기업에 투자 촉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및 금융지표 개발회사가 논란이 되는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미 하원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전날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금융지수 개발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서한을 보내 이들의 활동에 관한 조사 방침을 통지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9조달러(1경1천614조원)를 웃도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MSCI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주가지수를 개발하는 금융회사다.

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인덱스펀드를 구성할 때 MSCI가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종목을 선정한다.

특위는 서한에서 두 기업의 활동이 안보 및 인권침해 이슈와 연관됐다고 미국 정부 기관이 지목한 60개 이상의 중국 기업에 미국 자본이 흘러 들어가도록 촉진했다고 지적했다.

사전 조사 결과 블랙록의 5개 중국 관련 펀드에서만 문제시 되는 중국 기업에 투자된 자금이 총 4억2천900만달러(5천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본조사가 개시될 경우 관련된 것으로 확인된 자금 유입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위는 특히 중국 통신업체 ZTE나 전투기 제조 방산업체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등 안보 위협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이 투자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고 비판했다.

블랙록과 MSCI가 내린 의사결정 결과로 미국인들이 무의식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중국 기업들에 자금 지원을 해왔다는 게 특위의 판단이다.

MSCI는 2018년 중국 본토 주식 비중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신흥시장(EM) 지수를 재조정함으로써 중국 기업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초당적 지지를 얻어 올해 초 설치된 하원 기구다.

입법 권한은 없지만 특정 이슈와 관련해 청문회 개최 권한을 갖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로 정치권의 관심이 금융투자 부문까지 옮겨가면서 투자 업계로의 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랙록은 특위 조사 방침과 관련해 로이터에 "블랙록은 중국과 전 세계 투자에 있어 미국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미·중 전략경쟁특위가 제기하는 이슈에 지속해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MSCI는 "(위원회) 요청 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