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보건소, 하루 확진 200→400명…의료진 9명 휴무없이 근무
[르포] "확산세만큼 무서운 폭염" 선별진료소 의료진 고군분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만큼 무서운 게 무더위였네요.

땀으로 샤워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는 1일 오전 광주 서구보건소.
보건소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의료진 정모(32) 씨는 다짜고짜 한숨부터 내쉬었다.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의료진으로 근무하며 첫 번째 여름을 맞았다는 그는 장마가 끝난 뒤 찾아온 8일간의 한증막 더위에 손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진료소 외부에서 반나절을 꼬박 근무하는 탓에 그는 지난달 중순 임시방편으로 설치된 선풍기 1대에 부여잡고 무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도 고온다습한 외부 공기와 만나 금세 꿉꿉해졌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혔다.

머리에서 난 땀은 이마, 코, 인중을 타고 흘러내려 방호복으로 스며들었다.

한산한 틈을 타 라텍스 장갑을 벗어 땀으로 주름이 생긴 손을 서둘러 선풍기 앞에 가져다 대는 것으로 무더운 여름나기를 했다.

[르포] "확산세만큼 무서운 폭염" 선별진료소 의료진 고군분투
설상가상으로 지난달부터는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방역 업무까지 늘었다.

지난 6월에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여명을 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에만 50여명이 찾아 검체 채취를 마쳤다.

정씨는 "레벨 A 방호복을 벗으면 반소매는 늘 땀으로 젖어있다.

요즘에는 하반신에서도 땀이나 땀 샤워를 하는 수준이다"이라며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인상을 찌푸린 표정으로 푸념했다.

검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접수창구와 별개로 실내 검체 채취 의료진도 무더위로 기진맥진이다.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오는 긴 방역 장갑을 근무 시간 내내 착용하고, 방문하는 검체자들을 맞이하느라 숨을 고를 여유도 없어 보였다.

의료진 김모(29) 씨는 "하루 평균 200여명이었던 확진자가 지난달 중순부터 300∼400명으로 늘었다"며 "의료진 9명이 휴무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역 업무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산세가 가파르다 보니 혹여나 감염될까 물 마시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며 "끝난 것 같던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고, 의료진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25일 2천19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지난 1월 4일 2천282명 이후로 6개월 만에 2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는 6월 21∼27일 529명, 6월 28일∼7월 4일 611명, 7월 5∼11일 812명, 7월 12∼18일 1천59명, 7월 19~25일 1천478명으로 매주 증가하고 있다.

[르포] "확산세만큼 무서운 폭염" 선별진료소 의료진 고군분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