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위치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본사.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에 위치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본사. 사진=로이터
세계 1위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보고서를 하나 내면 각국 정부와 기업이 요동친다. 160년 역사를 지닌 S&P글로벌(티커 SPGI)은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사업 영역을 넓히며,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P글로벌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17% 이상 상승했다. S&P글로벌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확고한 시장 지위에 기반한 수익성 개선이다. S&P글로벌은 무디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힌다. 세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90%대로 과점이다. 이 중 S&P글로벌의 점유율은 약 50%(2021년 기준)로 1위다. 신용평가업계에서 가장 견고한 경제적 해자(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진입장벽)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60년 기업 데이터가 무기…S&P글로벌 17% 쑥
S&P글로벌은 이런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했다. 매년 2조달러가량의 회사채를 평가하며 수수료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S&P500 지수 등을 활용한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면서 지수 라이선스 수익이 크게 늘었다.

S&P글로벌의 작년 매출은 118억달러로 전년보다 35%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 늘어난 53억2000만달러다. 영업이익률은 44% 이상, 부채비율은 30%대를 밑돈다. 탄탄한 수익성 덕에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S&P글로벌 주식에 대해 내놓은 투자의견 중 92%가량이 ‘매수’다.

S&P글로벌의 강점으로는 다각화한 수익원이 꼽힌다. 경쟁사인 무디스는 수익의 50%가량이 신용평가에서 나오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수익의 58%는 지수 라이선스 수익이다. 반면 S&P글로벌은 기업분석(35%), 신용평가(28%), 원자재평가(15%), 지수 산출(12%) 등으로 수익원이 다양하다. 시장 환경이 급변해도 수익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이유다.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해왔다. S&P글로벌은 지난해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을 440억달러에 인수했고, 올해 1월 엔지니어링 솔루션 부문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했다. 시장에선 S&P글로벌의 핵심 사업부인 모빌리티 부문을 확장하기 위한 M&A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자 이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IHS마킷은 금융정보업계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8위에 그치지만, 모빌리티 분석 시장을 선도해왔다. S&P글로벌은 올해 2월에는 완성차 공급망 분석업체인 마켓스캔인포메이션시스템을 인수하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