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하루 만에 ‘황제주’(주당 100만원을 넘는 주식) 자리를 되찾았다. 전날 급락세를 보인 에코프로비엠도 회복세를 탔다. 2차전지주 급락이 진정됐지만 두 종목의 공매도 잔액이 여전히 많은 만큼 다시 급등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에코프로는 코스닥시장에서 12.08% 오른 11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96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조정을 받았지만 하루 만에 110만원을 넘겼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8.23% 오른 40만7500원에 마감했다.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 물량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주가 반등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외국인은 에코프로비엠을 577억원, 에코프로를 39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에코프로비엠을 535억원, 에코프로를 2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공매도 쇼트커버는 이달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급등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코프로그룹주가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부담을 느낀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일부 청산하고 되갚는 과정에서 에코프로그룹주를 사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는 여전히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액은 이달 초 1조2154억원에서 지난 25일 1조4419억원으로 늘어났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은 쇼트커버 영향으로 이달 초 1조2562억원에서 25일 9106억원으로 줄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26일 에코프로 형제주가 하락세로 전환하자 공매도 물량을 크게 늘렸다. 26일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거래대금은 4133억원으로 직전일(2166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에코프로의 26일 공매도 거래대금도 직전일 대비 2.8배 늘어나 1075억원에 달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가 급증하자 한국거래소는 27~28일 에코프로비엠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투자자 간 줄다리기가 다시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 변동성 역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을 보면 공매도 상환이 일어나는 동시에 신규 공매도 진입이 발생하고 있다”며 “에코프로그룹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