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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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업 랩지노믹스가 미국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 인수를 완료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첫 단추’를 끼운건데, 앞으로 클리아랩에 진단제품을 공급하고 국내외 기업과 협업하며 랩지노믹스만의 영업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랩지노믹스는 매출 700억원 규모의 미국 100위권 클리아랩 ‘QDx Pathology Services(큐디엑스)’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클리아랩이란 임상 검사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미국 정부가 인증한 실험실을 뜻한다. 국내 진단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할 때 클리아랩 ‘카드’를 쓰곤 하는데, 미국 중대형 클리아랩을 인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국 체외진단 시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이 필요한 체외진단기기 트랙(IVD) 트랙과 클리아 인증이 필요한 실험실개발검사(LDT) 트랙으로 나뉜다.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는 별도의 FDA 인증 없이도 자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DA 인증절차를 거치기에 시간과 자본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빠르게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랩지노믹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위주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짜기 위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지난해부터 선언했다. 정밀의료 기반 고부가가치 제품을 클리아랩을 통해 선보이고, 영업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대형병원에서 하는 정기진단은 레드오션 시장이기 때문에 중소형 클리닉에서 하는 특정 질병 진단분야(유방암 등)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진단기업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로 지난해 8월 주인이 바뀐 뒤 본격적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세계 최초로 위암 예후 진단키트를 개발한 노보믹스, 동반진단 기반 혁신신약 개발 기업 에이비온, 싱글셀 분석 기업 지니너스 등 다른 기업들과도 적극 협업해 공을 들이는 중이다.

미국 내 두번째 클리아랩 인수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두번째 랩도 중대형일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여러 곳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주로 산전 기형아 검사(맘가드), 신생아 유전자 검사(앙팡가드, 아이엠에스), 개인 유전자 검사(위드진), 암 유전자 검사(제노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베트남,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유통 대리점(미국 제외) 등과 체결한 신규 계약만 7건이다.

업계에서는 랩지노믹스가 클리아랩의 매출을 흡수한 후 각국 유통망 및 보험사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진단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7월 28일 11시 21분 <한경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