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2차전지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에코프로그룹, 포스코그룹 계열사를 넘어 2차전지로 사업을 확장한 LS 등 다른 대기업 주가도 줄줄이 폭등하고 있다. 실적 및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무관하게 2차전지 관련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5일 LS그룹 지주사인 LS와 손자회사 LS네트웍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LS일렉트릭(25.14%), LS전선아시아(21.36%), KT서브마린(14.15%)도 일제히 급등했다. 모회사 LS가 엘앤에프와 합작해 전구체 사업에 진출하는 등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새삼 주목받으며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려든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고려아연(14.59%), 풍산홀딩스(9.99%), 아이에스동서(5.65%) 등도 동반 급등했다. 평소 주가 변동성이 낮은 기업이지만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게 호재로 작용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개인들이 ‘숨은 에코프로 찾기’에 나서면서 2차전지주 매수세가 전방위로 번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열풍을 촉발한 에코프로·포스코그룹 계열사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10.33%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46조3230억원으로 불어 현대자동차(42조4121억원)를 따돌리고 유가증권시장 8위가 됐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14.22% 급등해 시총(45조1842억원)이 현대차보다 커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0.3% 올랐지만 주가 상승이 2차전지주에 쏠리면서 하락 종목(654개)이 상승 종목(244개)보다 두 배 많았다. 코스닥지수도 1.08% 올랐지만 하락 종목(1289개)이 상승 종목(262개)의 다섯 배에 달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관련주로 극단적인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4분기쯤에는 2차전지 집중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