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디자인산업에도 근본적 변화…디자이너 매칭 시스템 등 만들겠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기술 발전으로 디자인산업도 근본적으로 변할 겁니다. 디자인산업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자인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디자인산업의 가장 큰 트렌드는 디지털 전환”이라며 “디자인 데이터가 축적되고 재생산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윤 원장은 주요 산업단지에 디자인 주도 혁신센터를 세우는 등 국내 디자인산업 진흥을 이끌고 있다.

윤 원장은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디자인 작업 방식이 바뀌었고, 메타버스에서 시제품 제작부터 사용자 평가까지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디자인 데이터 거래와 AI 기반 디자이너 매칭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방대한 디자인산업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 플랫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디자인기업을 대상으로 교육까지 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발전에 맞춰 디자인 인재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대학과 협업해 신산업 분야에 특화된 디자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지능형 로봇, 모빌리티 등의 지식을 갖춘 디자인 인재들이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적극 돕겠다”고 했다.

한국의 디자인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윤 원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을 기회로 삼아 한국 디자인을 해외에 적극 알리고 판로 개척을 지원해야 한다”며 “해외 유명 전시회에 K디자인관을 운영하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 한국 상품을 입점시켜 판매를 돕겠다”고 말했다. 디자인진흥원은 지난해 유럽 최대 디자인전시회인 프랑스 메종오브제에서 한국디자인관을 운영해 비즈니스 상담 926건, 상담액 약 150억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출 유망 기업으로 구성된 ‘디자인 시장개척단’도 파견한다. 이달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오는 9월 인도네시아, 10월엔 중국으로 향한다. 디자인기업들이 해외 시장조사를 하고 잠재 고객사와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국가대표급 디자이너 육성도 필요하다고 윤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해외엔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많은데 한국엔 드물다는 게 안타깝다”며 “국가 및 기업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스타 디자이너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진흥원은 최근 발표된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았다. 2020년 평가 이후 매년 한 등급씩 상승했다. 윤 원장은 “기술보증기금과 협업해 디자인기업 금융 지원을 최초로 시행하는 등 다양한 혁신을 시도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산업단지에서 기업 대상 안전서비스 사업을 추진한 것도 디자인진흥원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근로자 분석에 기반한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261개 안전 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했고, 이 중 50건을 현장에 적용해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글=고은이 기자/사진=이솔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