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귀금속, 저작권 등의 유·무형 자산을 디지털화해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증권(ST) 제도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연내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이번주 국회에 제출한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공포되면 1년 뒤 시행된다. 당정은 내년 제도화를 목표로 연내 통과를 추진한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통해 사설 조각투자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2020년 이후 사설 조각투자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투자자들도 손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초안에 따르면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다. 이론적으로 상업용 빌딩 같은 부동산, 예술품, 명품 잡화, 지식재산권, 저작권, 비상장주식 등 다양한 유·무형 자산을 쪼갠 뒤 토큰증권으로 만들어 사고팔 수 있다. 예컨대 토큰증권이 도입되면 하이브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소속 그룹인 방탄소년단(BTS) 새 앨범만 분리해 투자할 수 있다. BTS 멤버 중 한 명의 앨범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토큰증권으로 발행된 자산은 공부(公簿·관공서 장부)로 법적 지위가 부여된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새로운 ‘그릇’이 등장하는 만큼 다양한 ‘음식’인 토큰증권 상품이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