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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야"…서초구 교사가 들은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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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 교사 "고인, 작년보다 10배 힘들다고" 제보
    "사망 일주일 전, 학부모 '교사 자격 없다' 항의"
    20일 오전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놓여있다. / 사진=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놓여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생전 담당 학생 학부모로부터 막말이 섞인 항의를 들었다고 동료 교사가 제보했다.

    20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씨의 동료 교사 B씨는 A씨의 생전 모습을 제보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학교생활이 어떠냐'는 동료 교사 질문에 "그냥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 대답했다. 같은 학년 교사끼리 하소연하는 자리에서도 줄곧 A씨는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하지만 A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 그의 담당 학급에서 학생끼리 다투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한 학생이 뒤에 앉아 있던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A씨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는 것.

    A씨의 동료 교사들은 "평소 속이 깊고 힘든 일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황망한 마음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사노조는 "학부모의 민원을 오롯이 담임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재의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며 "참담한 심정으로 교육청과 교육부의 진정성 있는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8일 오전 학교 교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교육 당국은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날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날 오전 정문에는 각 지역의 교사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300개가량 놓였다.

    일각에서는 A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했고, 민원을 제기하는 학생 가족에 정치인이 있다는 의혹 등이 무분별하게 확산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 측은 이날 안내문을 내고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했으며, 담당 업무도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였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학급에서 발생한 사안은 학교 지원하에 다음날 마무리됐다"며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일 이후 A씨의 담당 학급의 담임이 교체된 사실도, 해당 학급에서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나 학교폭력과 관련해 A씨가 교육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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