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20일 당의 초선 의원들을 향해 “학력이 저하된 코로나19 세대 학생들 같다”고 혹평했다. 출범 초기부터 ‘친이재명계 쏠림’ 논란이 있었던 혁신위원회가 정파성을 드러내면서 통합보다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직에서 퇴직하고 교수직으로 돌아가 보니 코로나19 확산 후 입학한 코로나 세대 학생들은 학력 저하가 심각했다”며 “(민주당의) 초선들이 딱 그들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때 정리가 덜 돼 소통이 잘 안되는 느낌”이라며 “(초선들을 만나도) 기억에 썩 남는 것은 없었다”고 평가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 7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김 위원장 및 혁신위원들과 관련한 ‘친이재명계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는 분열적 행보는 혁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 아닌가’라는 지적에 “틀린 생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내 계파 갈등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길을 잃었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가 평가 대상이 아니고,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가 틀린 생각이 아니라면 혁신위는 할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여러 차례 부정한 ‘공천 학살’의 공포도 혁신위 출범 후 오히려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 등 혁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공천 룰도 혁신위의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면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혁신위를 통해 공천 룰을 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하려고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이 대표 스스로 공천 과정에서 어떤 시비도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가 초빙한 김은경 혁신위가 확정된 공천 룰을 뒤집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누가 이 대표와 혁신위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냐”라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