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호남·경북·경남·경기권 선정…"지역 맞춤형 진료모형 개발"
소아암 환자, 집 가까이서 치료받게…전국 5개 거점병원 육성(종합)
소아암 환자가 거주지 인근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전국 5개 권역에 거점병원을 육성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소아암 거점병원으로 충남권 충남대병원, 호남권 화순전남대병원, 경북권 칠곡경북대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기권 국립암센터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초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등에 포함된 소아암 진료체계 구축 방안의 일환으로, 복지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들 거점병원을 통한 진료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소아암 신규환자는 최근 매년 1천3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가 전체의 41%로 가장 많다.

소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6.3%로 전체 암 환자(71.5%)보다 높지만, 완치까지 1∼2년간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과정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교육 공백이나 정서 발달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아암 환자, 집 가까이서 치료받게…전국 5개 거점병원 육성(종합)
하지만 소아과 전공의 감소로 소아암 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인력인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소아암 전문의는 전국에 69명뿐이며, 이 중 43명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20년 68.2%에서 작년 27.5%로 크게 감소하면서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백희조 화순전남대병원 소아혈액종양분과 교수는 "남아있는 의사가 야간이나 휴일에 당직을 서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인력 이탈 위험이 심각하다"며 "의사가 이탈은 환자에게도 위협이 된다.

형편이 좋은 경우엔 서울에 가서 치료받으면 되지만 모든 환자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각 거점병원에 특성별로 ▲ 병원 내 전담팀 진료체계 ▲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 ▲ 취약지역 지원체계 등 진료모형을 구축할 계획이다.

병원 내 전담팀 진료체계는 소아암 전문의를 중심으로 입원전담의사나 촉탁의사, 소아감염과 소아내분비 등 타분과 소아과 전문의가 협력하는 모형이다.

호남권 화순전남대병원과 경남권 양산부산대병원, 충남권 충남대병원에 적용된다.

화순전남대병원에는 현재 소아혈액종양전문의 3명, 촉탁의 1명 등 소아암 진료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이 총 4명 있는데, 정부는 촉탁의 2명을 신규 채용하고 타분과 전문의 4명과 협력해 의사 수를 1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현재 전문의만 2명이 있는데, 전문의 1명과 촉탁의 3명을 채용하고, 타분과 전문의 5명과 협력할 예정이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전문의 1명과 입원전담의 1명 등 2명에 불과한 인력을 전문의 1명과 촉탁의 2명 등 총 3명을 채용하고 타분과 전문의 7명과의 협력해 의료진을 12명까지 늘린다.

소아암 환자, 집 가까이서 치료받게…전국 5개 거점병원 육성(종합)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인력 충원 관련 계획은 이미 어레인지(조정)가 된 상태라 인원 채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아진료 보상체계는 8~9월 중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개방형 진료체계는 경북권 칠곡경북대병원처럼 지역 내 대학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 등)이 많은 지역 특성을 활용해 대학병원 내 소아암 전문의와 소아암 치료 경력이 있는 지역 병·의원의 전문의가 거점병원 진료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취약지역 지원체계는 강원도처럼 소아암 전문의가 없는 의료 취약지역 내 대학병원에 경기권 거점병원인 국립암센터 소속 의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후속진료를 지원하는 체계다.

강원도 내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우선 국립암센터에서 치료한 후에 지역 내 병원으로 환자를 돌려보낸다.

김한숙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현재 지방에 있는 소아암 의료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직 수당비와 촉탁의 신규채용 지원비 등 각 병원에 인건비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 93억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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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