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사 포기해야 할 판"…매몰·유실·침수 농작물 쑥대밭

경북 1천562㏊ 피해…"접근, 조사 불가 지역 많아 피해 매우 늘듯"

"토사와 물에 잠기고 쓸려가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어요.

"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연일 호우가 쏟아지면서 농작물이 쑥대밭이 됐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호우와 강풍,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2천571가구의 농작물 1천562.8㏊에서 피해가 난 것으로 우선 추정했다.

주로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컸다.

경북도는 호우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하고 길이 유실된 상황이어서 접근이 어렵고 조사가 불가능한 지역이 많아 앞으로 피해 규모가 훨씬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별로는 문경이 532㏊로 피해가 가장 크고 예천 441.6㏊, 봉화 350㏊, 영주 138㏊, 상주 88.9㏊, 청송 12.3㏊ 등이다.

작목별로는 벼가 857.5㏊로 피해가 집중됐다.

콩 203㏊, 사과 119㏊, 고추 80.9㏊, 인삼 41㏊, 참깨 29.5㏊ 감자 11㏊, 자두 9.6㏊ 등이다.

침수와 매몰, 유실, 낙과 등 피해가 발생했다.

축산분야에서는 영주, 상주, 문경, 예천 6 농가에서 한우 19마리와 닭 6만마리, 젖소 1마리가 폐사하고 축사가 침수되거나 부서졌다.

당국은 산사태와 도로 유실 등으로 산지와 산지 주변에 있는 과수원 등에는 접근이 어려워 현재 제대로 된 피해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사과 재배를 하는 70대 주민은 "밤마다 비가 또 올까 불안해서 잠을 못 자고 있다"며 "사과밭 1천400평 농사를 모두 포기해야 할 판이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피해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중장비가 부족해 우리 마을에는 포크레인 2대밖에 들어와 있지 않아 사과밭을 정리할 여력도 없다"며 "집 앞 진흙을 치우기도 버겁다"고 허탈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