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14일 열린 '법조일원화의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14일 열린 '법조일원화의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법조일원화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 법관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원행정처는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법정책연구원과 함께 법조일원화제도 시행 10주년을 맞아 14일 '법조일원화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법조일원화란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변호사 가운데 판사(경력법관)를 뽑는 제도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과거에는 사법고시를 거쳐 바로 법관이 될 수 있었지만 법조일원화 도입으로 변호사, 검사 등도 일정 경력을 갖추면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게 됐다.

이날 '법조일원화제도 도입의 성과'를 주제로 진행된 첫번째 토론에서 법조계 관계자들은 "제도 활성화를 위해 법관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법관 정년 연장 및 정년 후 시니어 법관제도 도입, 급여 및 연금 등 경제적 보상의 개선, 전근·이동의 최소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법관들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개선하고, 퇴직 시 재개업 제한이나 수임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조일원화의 아킬레스건은 '법관의 처우 개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신유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장(부장판사)은 "많은 판사가 10년 이상의 고연차 경력자들로만 판사 임용이 이루어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법원으로서는 매년 필요한 정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적은 수의 판사만을 임용하거나, 법관으로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임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법조일원화제도의 과제' 토론에서 신권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관 임용 절차 중 법률서면 작성평가는 변호사시험 결과로 대체하거나 법률서면 작성평가 면제제도를 두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태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선발인원 중 일정 비율에 대해 국가기관 근무 변호사 등 각종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과 우수한 실적을 가진 법조인을 비경쟁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희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판사)은 법조 경력 2년, 5년, 20년 이상으로 법관임용 응시 자격을 나눈 벨기에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역시 배석판사, 단독판사, 부장판사, 원로법관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추어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조 발표를 맡은 박영재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관 고령화에 따른 업무효율 저하를 방지하는 한편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나 생각 등도 재판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재판연구원을 더욱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의 법관을 위한 변형근무제 도입 등도 향후 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