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자동차가 슈퍼카 성능에 버금가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를 공개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신차 공개 행사에 등장할 만큼 공을 들인 모델입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고성능차에 담긴 현대차의 미래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현대차가 전기차 고성능 버전을 출시하는 건 처음이라고요.

<기자> 네. 우리시간으로 어젯밤 현대차가 영국에서 열리는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공개했습니다. 그간 콘셉트카 형태로 고성능 전기차 모델을 보여준 적은 있습니다. 신차 출시 목적에선 처음입니다.

<앵커> N 브랜드가 고성능 브랜드를 뜻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N 브랜드는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에서 설계돼고 '지옥의 코스'로 유명한 독일 뉘른브르크링 서킷에서 테스트돼 붙여진 명칭입니다. 벤츠의 AMG나, BMW의 M시리즈 처럼 스포츠카에 가까운 고성능 모델을 의미합니다.

아반떼 N, 소나타 N 등 내연기관 차들은 있었지만 전기차에 적용된 건 처음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영국 신차 공개 행사에 직접 참여했는데요. 부회장 시절인 2018년 중국에서 코나 중국형 모델을 선보일 때 이후 5년 만입니다.

<앵커> 아이오닉5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인데요.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설 만큼 중요한 모델이라는 뜻이겠죠.

<기자> 외관상으론 아이오닉5를 그대로 계승합니다.

대신에 최고출력이 부스트 모드 활성화시 478kW로 내연기관으로 치면 650마력에 해당합니다. 포르쉐의 첫 전기차 타이칸 기본 모델 최고출력이 408마력이라는 점에서 스포츠카 못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성능 전기차는 그 특성 탓에 소비자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판매할 차량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럼에도 정 회장이 직접 챙긴 건 현대차의 전기차 최신기술의 집약체로서 기술력을 자랑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입니다.

테슬라 이후 벤츠, BMW, 포르쉐 독일 브랜드를 비롯해 최근엔 롤스로이스와 페라리 등 럭셔리 브랜드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렇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모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만 저렴한 전기차는 매력이 없습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 전기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모델이라는 역할을 가진 겁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이오닉5 N을 두고 "전기차 시대에 우리만의 장점과 차별화된 부분으로 삼아서 뛰어 올라가겠다는 의미"라면서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이런 고성능 모델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이오닉5 N은 국내에서 9월 출시가 목표입니다. 이후 북미와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합니다.

현대차는 현재 후속 모델인 아이오닉6 N 모델도 개발 중입니다. 내년에는 첫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7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 기아 합쳐서 2030년까지 내놓기로 한 전기차종은 31종에 달합니다. 내연기관 차량들처럼 다양한 선택지가 앞으로 등장할 전망인데요.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결국 높은 가격에도 팔리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현대차그룹 실적이 올해는 말 그대로 질주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미에서 전기차 판매량 2위도 기록하고 잘 나가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고무적인 성과도 눈에 띄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차가 올해 제시한 글로벌 순수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는 33만 대, 기아는 26만 대입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11만 9천여 대, 기아는 9만 8천여 대를 팔아서 절반도 채우지 못 했습니다.

특히 주력모델의 신차 효과가 떨어지면서 아이오닉5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 목표치를 크게 상향 조정한 상태로 2030년께 신차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판매해야 합니다.

정의선 회장이 아이오닉5 N을 직접 챙기며 고성능 차량을 내놓은 건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비싼 차를 많이 팔았기에 2분기까진 역대최대 실적을 갈아치웁니다. 당장 3분기부터는 북미에서 일본차들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에 나서는 등 성장세가 더뎌질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여전히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대차그룹이 목표한 수준까지 가기 위해선 아이오닉5 N과 같은 모델들이 지속해서 등장해야 합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정의선의 야심작 '아이오닉5 N'…"전기차 판 뒤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