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외교장관·아웅산 수치 고문 만남에는 "긍정적인 발전으로 간주"
남중국해 문제 놓고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토지 매립 등 우려"
아세안 외교장관들, 공동성명 통해 미얀마 폭력사태 다시 규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들이 다시 한번 미얀마 폭력 사태를 규탄하고 2021년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 이행을 촉구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제56차 아세안 외교 장관회의에 대한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얀마의 발전에 대해 논의했고, 5개 항 합의가 미얀마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기준이라는 우리의 일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지속적인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관련 당사자들이 즉각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 분쟁의 모든 당사자에게 "인도적 지원과 포용적인 국가 대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 성명은 당초 12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늦은 13일 밤늦게야 발표됐다.

아세안 최대 과제인 미얀마 문제를 놓고 각국의 견해차가 커 성명도 늦어진 것이다.

성명 발표가 늦어질 만큼 미얀마 문제는 최대 이슈였으나, 공동 성명 내용은 지난 5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거론된 수준에서 크게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에도 아세안 정상들은 "우리는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폭력 사태를 깊이 우려한다"며 미얀마 군부에 2021년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한 5개 항 이행을 촉구하고 아세안도 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미얀마 군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태국이나 캄보디아, 라오스 등은 미얀마 군부를 다시 국제 외교무대로 불러내 함께 논의하는 유화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태국은 지난달 '비공식 회담'을 열고 미얀마 군부를 초청해 논란이 됐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부가 5개 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각종 아세안 외교 무대에서 미얀마를 배제하고 있는데도 태국이 이를 깨고 미얀마 군부를 초대한 것이다.

다만 이번 회의를 앞두고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수감 중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태국으로부터 미얀마의 최근 활동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많은 아세안 회원국은 이를 긍정적인 발전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평화와 안보,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토지 매립, 활동, 심각한 사건 등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쟁을 복잡하게 하거나 고조시키고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자체하며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법에 부합하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