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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먹태깡 품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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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먹태깡 품귀 사태
    인간은 가질 수 없는 것, 갖기 힘든 것을 갈망하게 마련이다. 현대 사회는 이런 심리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희소 마케팅이다. 소비자들은 곧 품절이라고 하면 불안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 제품을 구매할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더 많은 사람이 제품을 사고, 제품의 인기는 치솟는다.

    소셜미디어는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갖기 어려운 제품을 손에 넣었을 때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승리감을 만끽하는 것을 ‘득템 트렌드’라고 한다. 득템 심리를 겨냥한 마케팅 기법도 다양하다. 한정된 물량만 판매해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헝거 마케팅’, 당첨자에게만 제품을 판매하는 ‘래플 마케팅’, 특정 시간대에 신상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드롭 마케팅’ 등. 한정판 굿즈를 갖기 위해 새벽부터 오픈런을 하거나 마시지도 않을 음료를 수백 잔씩 구매하는 현상 등은 모두 이런 마케팅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농심의 신제품 ‘먹태깡’이 출시 초반 인기가 치솟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이미 구하기 어렵고, 자사몰에서도 구매 수량을 1회당 4봉지로 제한했지만 매일 2분 만에 동이 난단다. 중고 사이트에선 먹태깡을 정상가(1700원)의 두 배 이상 가격에 판매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먹태깡을 맥주와 함께 먹는 사진을 올릴 정도로 화제다. 먹태깡 득템 방법, 편의점 재고 조회 방법, 맛있게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스 레시피, 에어프라이어 조리법 등이 넘쳐난다.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지난해 SPC삼립의 포켓몬빵 열풍과 비교되기도 한다.

    먹태깡 품귀 현상이 마케팅의 결과는 아니다. 농심은 미처 이런 인기를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하지만 먹태깡의 인기엔 희소성에 열광하는 심리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먹태깡의 인기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인의 과자 취향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작년 국내에서 제일 많이 팔린 과자 1, 2, 3위는 새우깡, 초코파이, 홈런볼이었다. 모두 출시된 지 40~50년 된 제품이다.

    전설리 논설위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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