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무장반란후 3주 지났지만 혼란·불확실성 여전
"조깅하다 총맞은 러 전직 장교, 조깅 앱 탓에 추적된듯"
'실종·경질·피살'…용병반란 후폭풍속 러시아군 장성 잔혹사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무장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러시아군 장성이나 전현직 고위장교의 행방이 묘연해지거나 경질,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주 사이 최소 4∼5건이나 이런 사례가 있었다면서 무장반란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한 여파로 가뜩이나 혼란을 겪는 러시아군 내부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컨대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은 지난달 23∼24일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수로비킨 총사령관의 행방을 묻는 기자의 말에 "휴식 중이다.

당장은 그를 만날 수 없다"고 답한 뒤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무장반란을 주도한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앞서, NYT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수로비킨이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가 반란 공모 여부와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실종·경질·피살'…용병반란 후폭풍속 러시아군 장성 잔혹사
역시 숙청설이 제기됐던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도 무장반란 이후 소식이 끊겼다가 이달 10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에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러시아 군정보기관과 항공우주군 보고를 받고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기지 파괴 지시를 내렸는데, 항공우주군 보고는 수로비킨이 아니라 직무 대행인 빅토르 아프잘로프가 진행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선에선 러시아 남부군관부 부사령관인 올레크 초코프 중장이 10일 밤 베르댠스크를 겨냥한 미사일 폭격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날 새벽에는 러시아 남부도시 크라스노다르에서 전직 러시아 해군장교 스타니슬라프 르지츠키가 조깅 중 총격을 당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그가 조깅앱 '스트라바'에 공개한 이동경로가 암살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정보당국은 르지츠키가 흑해 함대 소속으로 우크라이나 빈니차 도심 등지를 공격해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잠수함 크라스노다르함의 함장을 지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르지츠키의 가족과 친지들은 러시아 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 이미 퇴역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실종·경질·피살'…용병반란 후폭풍속 러시아군 장성 잔혹사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휘부를 상대로 불만을 토로한 지휘관이 돌연 경질되는 일도 일어났다.

최전선인 자포리자 방면에서 러시아 제58 제병합동군을 지휘하며 우크라이나군과 대치해 온 이반 포포프 소장은 최근 휘하 병사들에게 자신이 직위해제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상부에 "대포병 정찰 및 반격의 부족과 적의 포격으로 인한 대량의 사상자 발생에 대한 주의를 상기시켰다.

나는 이에 더해 여러 다른 문제를 제기했고, 그 모두를 가장 솔직하고 극도로 거친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직위해제 배경을 설명했다.

퇴역 장성 출신인 안드레이 구룰료프 국가두마(하원) 의원을 통해 12일 공개된 녹음에서 포포프 소장은 "가장 결정적이고 긴장된 순간 고위급이 배후에서 군의 머리를 날리는 배신적 일격을 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포포프를 '불안을 조장하는 인물'이라고 평하면서 경질했다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고 독일 dpa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