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 이사장, 최근 '다산학을 말하다' 펴내
19년 연재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 정리…"다산 이야기, 지금도 유효"
"좋은 사람이 편히 사는 세상"…다산이 전하는 마음과 가르침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은 평생 50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건축, 군사 등 그 범위도 다양하다.

방대한 분량인 데다 한문으로 돼 있어 일반인이 읽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는 다산의 학문 세계와 사상을 쉽게 풀어주는 이가 있다.

올해로 만 19년, '다산학자'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 이사장이 걸어온 길이다.

평생에 걸쳐 다산을 연구해 온 그가 그간의 발자취를 모은 책을 내놓았다.

2004년부터 써 온 칼럼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를 간추려 모은 '다산학을 말하다'(현암사)이다.

박 이사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다산은 나라를 개혁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백성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희구했던 애국자"라며 책의 의미를 설명했다.

"좋은 사람이 편히 사는 세상"…다산이 전하는 마음과 가르침
두 권으로 된 책은 다산의 삶과 사상을 '마음', '생각'으로 보여준다.

1권은 다산이 남긴 다양한 시, 정조(재위 1776∼1800)와의 만남, 귀양살이하면서 가족과 나눈 편지 등을 통해 잇단 역경에도 사회 정의를 외친 다산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2권에서는 당시 학문적 주류였던 주자학을 향한 비판, 1818년에 완성한 대표작 '목민심서'(牧民心書) 등을 다루며 다산의 학문 세계와 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책 곳곳에는 날카롭게 현 사회 세태를 비판해 온 박 이사장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일례로 그는 다산의 시를 읽어 본 뒤 글자 하나를 고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이의준(1738∼1798)과의 일화를 전하면서 오늘날 지도자들을 향한 일침을 놓는다.

"실무 능력도 인문학도 인격도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지도자들,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21쪽)
아우의 학문적 업적을 인정하며 높게 평가해주던 형 정약전(1758∼1816)을 언급할 때는 '다산의 아름답던 형제 지기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 간다'며 최근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좋은 사람이 편히 사는 세상"…다산이 전하는 마음과 가르침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글이 1천200회를 넘기고 책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그의 뚝심 덕분이었다.

박 이사장은 "다산의 전체 저작을 뒤져 소재를 찾고 그의 뜻을 헤아리며 오늘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고심한 결과물"이라며 "다산의 전모를 다룬 책이라고 자부하고 싶다"고 했다.

1971년 전남대 대학원에서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으며 다산에 푹 빠진 지 어느덧 50여 년. 그가 계속해서 다산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쓴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 1천211회에서 "번역서로, 논문으로, 책으로, 칼럼으로, 강의로 다산학을 말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길고 길게 다산학을 말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다산의 이야기는 오늘의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나라를 개혁하고, 좋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계속 다산을 이야기하고 쓰는 겁니다.

"
▲ 다산의 마음을 찾아: 다산학을 말하다 1 = 460쪽.
▲ 다산의 생각을 따라: 다산학을 말하다 2 = 448쪽.
"좋은 사람이 편히 사는 세상"…다산이 전하는 마음과 가르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