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사진=뉴스1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사진=뉴스1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퇴사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당정이 칼을 빼들었다. 실업급여가 달콤한 '시럽급여'가 되면 안 된다고 보고, 최저임금의 80%에 달하는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노동개혁특위-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취업을 조속히 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민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먼저 현행 실업 급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실업급여를 받는 게 일해서 버는 것보다 많아지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에선 실업급여를 타려고 퇴사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일이 발생하고, 사업주는 퇴사시켜달라는 직원을 달래느라 진땀을 뺀다"고 전했다.

또 "실업급여를 5년간 3번 이상 받는 반복 수급 사례도 2018년부터 증가해 이미 연 10만 명을 넘기고 있다"며 "심지어 동일 직장에서 24번이나 실업과 재취업을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과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2017년 10조2000억원에서 2022년 마이너스 3조9000억원으로 악화됐다"며 "현행 제도는 이제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민당정은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 ▲구직자가 더 활발히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구직활동을 촉진하며, 부정수급을 예방하기 위한 행정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박 의장과 노동특위 임이자 위원장, 박대수 부위원장, 이주환·양금희·한무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성희 고용부 차관과 박종필 기획조정실장 등이, 민간에서는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김홍길 (주)한길에이치씨 대표, 임소형 고용노동부 청년보좌역 등이 참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