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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는 기술유출범죄, 처벌강화로 '패가망신' 인식 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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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성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

    첨단 기술유출은 경제간첩 행위
    '솜방망이'수준 양형기준이 문제
     김범준 기자
    김범준 기자
    “기술유출 범죄는 경제간첩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양형기준을 높여 한 번의 범행으로도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야 합니다.”

    박진성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검사는 검찰에서 손꼽히는 기술유출 범죄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최근 산업계를 충격에 빠뜨린 중국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복제 시도’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수사팀은 지난달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설계 노하우가 담긴 자료를 빼내 중국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 했던 일당들을 재판에 넘겼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직 임원이 주도한 이번 범행으로 최대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 부장검사는 오랫동안 계속돼온 가벼운 처벌이 이 같은 초대형 기술유출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에선 기술유출 범죄자를 산업스파이로 보고 무거운 형벌을 내리지만 국내에선 몇 년만 감옥 생활을 하면 그만”이라며 “지금 양형기준으론 아무리 중요한 기술이 유출돼도 길어야 징역 6년”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법원의 양형기준은 해외로 기술을 빼돌린 범죄의 형량을 기본 징역 1년~3년6개월, 가중 처벌할 경우 최장 징역 6년으로 정해두고 있다. 이렇다보니 현행법에서 규정한 형량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사람은 3년 이상 징역을 받도록 돼 있다. 징역 30년형도 가능하지만 법원의 양형기준이 턱없이 낮아 실제 기술유출 범죄로 무거운 처벌을 받은 사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전 세메스 연구원이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이 가장 무거운 처벌로 꼽힐 정도다.

    법정에서 가벼운 처벌이 이어지는 동안 범죄수법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박 부장검사는 “과거엔 단편적인 기술 몇 가지가 유출된 정도였지만 지금은 정식 채용을 가장해 영입한 전문가를 통해 핵심 기술을 빼내는 수법이 기승을 부린다”며 “특히 임원 승진이 어렵거나 정년에 임박한 전문가들이 중국 기업 등에서 ‘은밀한 제안’을 끈질기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에 접근해 기술을 빼내는 전략도 보편화하고 있다. 박 부장검사는 “협력업체들은 원청으로부터 제조방식과 함께 관련 자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원청보다 보안이 철저하지 않은 협력업체를 집중 공략하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유출 범죄의 대형화에 맞서 범죄수익에 대한 적극적 환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범죄수익을 모조리 환수해야 범행 동력이 사라지는데 현재 법원은 ‘피해금액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몰수나 추징에 소극적”이라며 “최소한 기술을 도둑맞은 기업의 연구개발비만이라도 피해금액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성/권용훈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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