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회사를 떠난다. 2010년 창업한 지 13년 만으로 2020년 우아한형제들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한 지 2년7개월 만, 올해 2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지 5개월 만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김 의장은 7일 오전 9시께 전 임직원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본다"며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DH의 합작법인인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김 의장은 임직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 다음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돼서 떠나라'는 회사 공간에 적힌 문구를 들어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의 멋진 도전을 위해 제가 적은 것"이라며 "그때 생각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고 회고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우아한형제들 고문으로 비전과 리더십 관련 자문을 맡을 계획이다.

그는 "'우리들의 배민'과의 연결은 계속될 것"이라며 "'고문'이라는 역할로 여러분과 연결돼 뜨거운 도전에 지속적으로 힘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우아DH아시아에서도 고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도 계획을 전했다. 김 의장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작은 시작 앞에서 여러분들과의 시간을 가슴에 담아본다"며 "이제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좋아했던 디자인이라는 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커다란 세상에 '작은 생각 하나'와 '뜨거운 열정 하나'를 품고 세상과 맞짱을 떠보려는 후배들도 도와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배민'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창업 13년 만에 회사 떠난다
업계에서는 신규 창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한다. 김 의장의 향후 사업은 국내 스타트업(새싹기업) 생태계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고, 특히 후배 양성을 돕는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사업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김 의장이 물러나기로 한 것은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흑자 전환하면서 실적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결과로 풀이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4241억원을 거둬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46.7% 증가한 2조947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김 의장의 우아한형제들 보유지분은 8.35%(지난해 말 기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