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말 중앙행정기관에 ‘공직기강 확립 강화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일제히 보냈다. 하계 휴가철을 맞아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기강을 제대로 확립하고, 업무에 매진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따라 각 부처 및 기관은 이달부터 일제히 자체적인 공직 복무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통상 국무조정실은 매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공무원 복무실태를 특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낸다. 이번 복무 점검도 매년 실시되는 연례행사다. 하지만 올해 복무 점검은 예년보다 강도가 매우 셀 수 있다는 관측이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각 부처에서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철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국장급 실무자를 경질하는 등 ‘공직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정 기조를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경질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실시되는 복무 점검도 예년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공무원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품 수수 등 통상적인 비위 행위나 갑질 등은 매년 실시되는 복무 점검이다. 특히 세종시에 있는 중앙부처들은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 미준수 등의 복무규정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공무원들이 서울 출장을 앞세워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한다는 기강해이 제보가 각 부처 감사관실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서울 출장이 잦은 국·과장 사이에서 ‘출장 꼼수’가 이뤄지는 건 세종 관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조정이 가능한 서울 출장 업무를 금요일로 모는 식이다. 굳이 세종에 다시 내려오지 않고 주말까지 서울 집에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상 금요일 오후만 되면 정부세종청사는 평소에 비해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일부 경제부처의 감사관실은 모든 부서를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감찰반을 편성해 조기 퇴근이나 무단결근을 적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평소 대비 출장 횟수가 유독 잦은 공무원들도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무원들은 복무 점검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간부는 “실무 간부도 대통령이 직접 경질하는 상황에서 복무 점검에서 사소한 것 하나라도 걸렸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