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정체 도심 종로구 창신·숭인동 주거지, 2천세대 단지 탈바꿈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 확정…저층 노후지 최고 28층으로
오세훈 "서울 도심 낙후지역 방치는 상상할 수 없어"(종합)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종로구 창신동·숭인동 일대가 2천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5일 창신동 23번지·숭인동 56번지 일대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개발과 보존 논리 사이에서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해 정비가 정체돼왔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정비계획안을 짜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상지는 총 10만4천853㎡ 규모로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둘러싸인 구릉지형이며, 평균 경사도가 19%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탓에 교통·주거환경이 열악하다.

길 또한 좁고 가팔라 소방차 등 비상 차량이 진입하기 어렵고 지역 내 노후 건축물 비율이 90%에 달해 안전사고 위험도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현장을 방문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고 계획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과 정문헌 종로구청장도 함께 했다.

오 시장은 "(새로 들어설) 2천가구 중 15%가 넘는 360여 곳이 임대주택이 된다.

이 지역 사시는 분을 비롯해 어려운 분들을 위한 것"이라며 "분양주택과 섞어 몇층, 몇호가 임대주택인지 모른 채 어우러지면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 한복판에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그대로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재개발 찬성·반대가 섞여 있지만, 주민들께서 마음을 모아주시면 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후로도 노후 주거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의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택공급 등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작았다.

이에 주거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으며, 서울시는 이와 동시에 개발 잠재력에도 주목해 신통기획 1차 대상지로 이곳을 선정했다.

시는 이곳을 구릉지에 특화된 주거지 선도모델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총 2천세대 규모의 도심 주거단지가 들어서게 되며 이 중 360여 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꾸려진다.

오세훈 "서울 도심 낙후지역 방치는 상상할 수 없어"(종합)
시는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저이용·방치시설을 재배치하고 한 곳으로 모으는 복합화를 통해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구역 서쪽의 채석장과 청소 차량 차고지, 지봉골공원 등을 통합해 더 넓은 공원을 조성하면서 기존 구역 안에 있던 폐기물 처리시설은 공원 하부에 짓는 방식이다.

또 구역 내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택용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채석장 전망대에서 창신역을 거쳐 숭인근린공원까지는 입체 보행로를 조성한다.

최대 높낮이 70m에 달하는 이 구간에 수평으로 오갈 수 있는 보행로를 만들어 걷기 편하게 하고 지하철역과의 접근성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보행 약자가 구역 안을 쉽게 거닐 수 있도록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등도 충분히 확충한다.

이런 보행 동선과 연계해 입체 보행로 하부에는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서며 주변 공원과 연계해서는 주거단지 내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창신역 일대에는 공공시설이나 연도형 상가(도로를 따라 배치된 상가)가 들어서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

신통기획으로 들어설 주거단지는 주변 서울성곽·낙산 등 경관과도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한다.

청룡사 등 문화재나 학교 주변에는 저층 건물이, 창신역 일대에는 최대 28층 규모의 비교적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

채석장 전망대에서 숭인근린공원, 지봉로까지는 시야가 트인 통경축이 만들어진다.

시는 창신·숭인 일대 신통기획에 따라 정비계획 입안을 시작해 올해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 도심 낙후지역 방치는 상상할 수 없어"(종합)
오세훈 "서울 도심 낙후지역 방치는 상상할 수 없어"(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