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추리는 과정 어려웠다…현재 스쿼드 에너지·밸런스 좋아"
"현재 유일한 목표는 콜롬비아전 승리…한 걸음씩 헤쳐 나갈 것"
최후의 23명 선택한 벨 감독 "16세 페어,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
20일 개막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명단 23명을 가린 콜린 벨(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팀으로 평가하며, 콜롬비아와의 첫 경기 승리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된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에 대해선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해 발탁했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벨 감독은 5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수가 잘해줬기에 명단을 추리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모든 선수의 기량을 매일 훈련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했다"고 밝혔다.

벨 감독은 지난달 18일부터 31명의 선수를 불러들여 최종 소집 훈련을 이어온 끝에 월드컵에 나설 23명을 이날 확정했다.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스타인 지소연(수원FC)을 비롯해 박은선(서울시청),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등이 예상대로 이름을 올렸다.

최후의 23명 선택한 벨 감독 "16세 페어,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
여기에 최종 소집에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던 '혼혈 선수' 페어도 선택받았고, 신예급인 천가람(화천 KSPO), 배예빈(위덕대)도 생애 첫 월드컵에 나서게 됐다.

벨 감독은 "지금 스쿼드는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와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 17세가 되지 않은 페어는 한국 남녀 축구를 통틀어 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16세 1개월)을 세우게 됐다.

벨 감독은 페어에 대해 "명단의 다른 선수와 다르지 않게 바로 팀을 도울 전력감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실험하는 시간이 아니다.

페어는 단순히 '합승'하는 게 아니라, 소중한 한 명의 선수"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페어는 좋은 피지컬을 갖고 있고, 양발을 잘 활용하며, 마무리 능력이 좋다.

학습 능력도 뛰어난 선수"라며 "스스로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후의 23명 선택한 벨 감독 "16세 페어,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
페어는 소집 발표부터 미디어와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으나 벨 감독은 이날 최종 엔트리 발표 전까진 그의 미디어 인터뷰를 허용하지 않았다.

벨 감독은 "의도적으로 (미디어와) 거리를 두게 했다.

본인이 가진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며 "첫 혼혈 선수인 데다 어린 선수라 큰 주목을 받겠지만, 저는 지도자로서 선수를 보호해야 할 역할도 있다.

보호하면서 잠재력을 꽃피우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페어의 어머니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며 "페어는 잘 적응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벨 감독은 "페어와 천가람, 배예빈 등 어린 선수들이 나이 있는 선수들과 경쟁을 일으켜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월드컵 출정 경기를 겸한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10일 호주로 떠나 16일엔 현지에서 추가로 평가전으로 본선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후의 23명 선택한 벨 감독 "16세 페어,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
벨 감독은 대회 목표를 밝혀달라는 질문엔 '진실은 경기장에 있다'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의 말을 빌려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선수들과 저의 유일한 관심사는 (1차전 상대) 콜롬비아를 이기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걸 이룰 수 있을 만큼 잘한다고 생각한다.

이후 다른 경기들은 한 걸음씩 헤쳐 나가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콜롬비아는 적극적이고 피지컬이 강한 팀"이라며 "아이티전과 출국 뒤 평가전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가며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및 예비 선수(고유나, 이은영)에 들지 못한 6명과 기존 주축 멤버 중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이민아(현대제철) 등에겐 안타까움과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이민아에 대해선 "십자인대 파열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부상이다.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소속팀 훈련에 복귀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희가 가까이에서 보며 평가할 만한 시간이 없어서 추가 부상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발탁하지 못했다.

중요한 선수인 만큼 들어오지 못한 게 저희에게도 실망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 감독은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