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고위장성 "F-16, 우크라 대반격 중 제공되긴 어려울 것"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F-16 전투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장성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기간에 F-16이 제공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전날 영국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 요청은 정상적이지만, 나토가 전투기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물류, 훈련, 기술 지원 등을 빠르게 준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어 위원장은 "전투기 관련 논의는 중요하지만, 이번 대반격을 위해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종사와 기술자를 훈련하고 실제로 전투기를 유지할 수 있는 물류 구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대반격 이전에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우어 위원장은 4일 재차 트위터 계정을 통해 "F-16 전투기의 인도는 단기간에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없는 것은 아니며, 국가적·정치적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바우어 위원장의 발언은 앞으로 몇 달 내에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F-16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크라이나의 기대를 꺾는 발언이라고 NYT는 전했다.
올가을까지는 F-16의 인도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나토 고위 장성의 이번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밀고 나가는 동안 서방이 F-16 공급을 굳이 무리해서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F-16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서방이 주저해 온 이유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전날 우크라이나가 첫 번째 F-16 전투기를 인도받을 시점으로 내년을 언급했다.
아울러 쿨레바 장관은 F-16 전투기 훈련이 두 국가에서 지난달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미뤄졌다고 전했다. 이 두 국가가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F-16 전투기 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F-16 전투기가 있으면 정밀 레이더를 통해 수백 ㎞ 떨어진 러시아 점령지에 있는 목표물을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타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미국산 F-16 훈련을 승인하면서 진전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세부 사항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F-16 훈련을 지원하는 다국적 연합은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주도하는 가운데 영국, 미국, 포르투갈, 노르웨이, 벨기에 등 나토 동맹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영 방송에 출연해 "이 과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재 항공 연합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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