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사이클…하반기도 강세"
변수는 美·中 패권 갈등
리스크 낮추려면 ETF 관심

“주가 상승 단 6개월로 끝나지 않을 것”
4일 블룸버그통신,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반도체 산업의 실적 반등은 두 차례 있었다. 우선 2012년 미국 금융위기,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재정위기, 중국 경기 침체 등의 복합위기가 해소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 결과 2012년 하반기부터 2014년 말까지 약 2년6개월 동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전체 이익은 83%, 주가는 평균 128% 올랐다. 두 번째 대세 상승기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 등에 힘입어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약 2년간 반도체 기업들의 전체 이익은 120% 증가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50% 상승했다.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상반기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이제 본격적으로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적어도 올해와 내년에는 이익 사이클에 의한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이 나오면서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2012년 대화면 스마트폰, 2016년 데이터센터와 비견되는 혁신 기술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분산 투자로 리스크 낮춰야
특정 기업이나 섹터에 집중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갈등 등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밸류체인에 분산 투자할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안갯속에서 벗어나는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이 상대적으로 잘될지 예측이 힘들기에 분산 투자가 유효할 수 있다”며 “개별 종목 투자는 상승 추세를 충분히 관찰한 후 나서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상반기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1위 업체인 엔비디아가 196% 뛴 데 비해 TSMC(29.14%), 인텔(25.78%), 퀄컴(12.02%) 등 다른 반도체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글로벌 반도체를 골고루 담는 ETF 상품인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에 투자했다면 65.83%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상반기 HPSP 주가는 116.85%, SK하이닉스는 55.75% 상승했는데, 리노공업은 2.6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TIGER Fn반도체Top10’은 44.95%, ‘KODEX Fn시스템 반도체’는 40.95% 올랐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4월 25일 상장한 ‘SOL 반도체소부장FN’은 약 2개월 사이 24.81% 올랐다. 같은 기간 이 ETF에 포함된 개별 종목들은 8~60% 수익률 편차를 보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