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슈빌리 전 대통령 석방 촉구…"48시간 이내 논의해야"
젤렌스키 "러, 조지아 전 대통령 죽이려 해…무시 말아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하일 사카슈빌리 조지아 전 대통령을 죽이려 한다며 동맹국들을 향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 세계는 크렘린이 어떻게 현 조지아 정부의 손을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 사카슈빌리를 죽이려 하는지 다시 한번 목도했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는 2004~2013년 조지아 대통령을 지내며 강력한 친서방 개혁 노선을 추구하다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인물이다.

3선에 실패하며 우크라이나로 망명해 2015~2016년 오데사 주지사를 지내기도 한 그는 2021년 조지아에 귀국했다 즉시 체포됐다.

현재는 직권남용 혐의로 6년형을 받고 조지아에서 복역 중이다.

이날 조지아 현지 방송에는 수감 중인 사카슈빌리의 근황이 공개됐는데, 뼈대만 남은 앙상한 모습에 지지자들과 유럽 지도부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사카슈빌리는 법정 영상에서 "정치적 과정에 공개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며 조지아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젤렌스키 "러, 조지아 전 대통령 죽이려 해…무시 말아야"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지아 정부에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그를 석방해 우크라이나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주재 조지아 대사가 48시간 안에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로 떠나 정부와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사카슈빌리에 대한 조지아 정부의 처우를 "무시해선 안 된다"며 "그를 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럽의 어느 정부도 사람을 처형할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집권 이후 사카슈빌리를 우크라이나 개혁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두 인물 모두 러시아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노선을 걸어온 것으로도 평가된다.

조지아 현 정권은 사카슈빌리가 조지아를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로 끌어들이려는 임무를 띠고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했다고 주장해왔다.

올해 초에는 정부의 친러시아·반서방 움직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으며 당시 사카슈빌리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도 함께 벌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