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美 검사들 전범 증거 수집 '합동수사' 착수…향후 재판 대비
헤이그에 '러 전범 수사' 국제센터 개소…특별재판소 설립 첫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국제침략범죄기소센터'(ICPA)가 3일(현지시간) 공식 업무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유럽형사사법협력기구(유로저스트) 본부에 마련된 ICPA 사무실이 운영을 시작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ICPA는 앞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관여한 전쟁범죄를 수사하고 관련 증거를 축적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향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국제재판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합동수사팀에는 EU 일부 회원국을 비롯해 미국에서 파견한 특별검사도 참여한다.

ICPA 개설은 현행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서방이 검토 중인 '특별재판소' 설치를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ICC가 관할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연루 국가가 'ICC 설립을 위한 로마 협약' 참여 당사국이어야 하지만, 러시아는 ICC 협약에서 탈퇴해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작년 4월 러시아가 철수한 자국 내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수백구가 무더기로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ICC 제도 보완을 위한 특별재판소 신설을 서방에 계속 요청해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앞서 러시아의 침략 범죄를 전담하는 특별재판소 설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EU는 이번 ICPA 운영을 시작으로 특별재판소 설치를 위한 국제사회 논의에 속도를 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별재판소의 설치 및 운영 방식을 두고는 아직 서방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ICC에 버금가는 권위가 인정되려면 국제사회 지지도 필수다.

우크라이나는 특별재판소 신설과 관련해 유엔 총회 결의안을 확보하길 원하고 있다.

서방 일부 국가는 특별재판소 신설 대신 우크라이나 사법체계에 다국적 재판부가 참여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재판 형태가 더 타당하다고 주장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연합뉴스